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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이재용의 ‘젊은 삼성’ 인사 혁신… 30대 임원-40대 CEO 나온다

입력 2021-11-30 03:00업데이트 2021-11-3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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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대적 인사제도 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에 대대적인 내부 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승진에 필요한 직급별 체류 기간을 폐지하는 등 연공서열을 없앤 것이 핵심이다. 삼성에서도 스타트업 기업처럼 30대 임원, 40대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29일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위한 인사제도와 조직문화 혁신을 단행한다”며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은 승격 필수조건이었던 단계별 표준체류기간을 없애기로 했다. 기존에는 부장급(CL4)에서 5∼7년이 지나야 임원 승진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연차, 나이 상관없이 성과를 인정받으면 임원으로 바로 승진할 수 있다. 임원인 전무와 부사장은 부사장으로 통합해 사장 승진까지 단계를 줄였다. 삼성은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한 ‘삼성형 패스트 트랙(fast track)’이라고 설명했다.

○ 이재용의 ‘위기감’, 뉴 삼성 조직 혁신으로

이 부회장의 이번 인사 개편에 대해 제조기업 삼성이 아니라 ‘전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뉴 삼성’을 지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공서열이 애초 존재하지 않는, 성과 위주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의 기업 현장을 보고 ‘뉴 삼성’이 가져가야 할 조직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삼성은 내년부터 적용될 이번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젊고 발 빠른 인재’의 등용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직전 직급에서 얼마나 근무했는지와 무관하게 부장∼사장급 팀장이 관할하는 승격 세션에서 성과를 인정받으면 승진할 수 있다. 20대에 입사해 파격 승진을 이어갈 경우 30대에 임원이 될 수 있다.


평가 체계는 ‘실리콘밸리식’으로 바뀐다. 기존의 엄격한 상대평가 방식 대신 성과에 따라 누구나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단, 조직 내 최상위 등급은 기존처럼 10% 이내로 운영한다.

등급 부여는 없지만 부서원의 협업 기여도를 서술형으로 평가하는 ‘피어(peer·동료) 리뷰’를 시범 도입한다. 팀원들과의 시너지와 실제 성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철저한 성과 위주의 평가제도가 도입되지만 무한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완충 장치’도 마련됐다. 승격 관련 정보는 부서장과 본인만 볼 수 있다. 매년 3월 진행되던 공식 승격자 발표도 폐지한다. 회사 인트라넷에 표기된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해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아래위 구분’을 없앤다. 부서장과 업무 진행에 대해 상시 협의할 수 있도록 ‘수시 피드백’ 제도가 도입된다. 우수 인력이 정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도 시행한다.

직원 대상으로는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하면 다른 부서 이동 자격을 공식 부여하는 사내 FA(Free Agent) 제도를 도입한다. 국내와 해외 법인 우수 인력이 상호 교환 근무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평가는 기존의 톱다운 방식 대신 ‘360도 평가’를 실시하고 등급별 비율을 할당하는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 체제가 도입된다.

○ “인재들이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어야”

이번 개편안에는 이 부회장이 그간 강조해 온 인재 경영 방침과 다양한 현장에서 직접 나온 임직원의 목소리도 상당수 반영됐다. 육아휴직자 복귀 지원 제도, 공유 오피스, 글로벌 파견 기회 확대 등이 그 사례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공장 현장 임직원과 워킹맘 임직원, 반도체·디스플레이 연구원 등 곳곳의 삼성 구성원들과 다섯 차례 현장 간담회를 갖고 직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지난해 5월 대국민 입장 발표 당시에는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이번 인사제도 개편안은 전반적으로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인사제도와 공통점이 많다. 삼성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평가할 만한 개편이자 시대적인 소명을 반영하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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