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과오 역사가 평가” 반기문· 박근혜 조화도…전두환 빈소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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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24일 1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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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24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도착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제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씨의 장례식 둘째 날인 24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빈소는 전날에 이어 조문객들의 발길은 드문드문 이어졌다.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특실 1호실에 빈소가 마련됐지만 유가족인 부인 이순자씨와 아들 재국·재용씨 등과 취재진 수십여 명을 제외하면 조문객들이 적어 대체로 한산했다.

빈소에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권영진 대구시장,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육사총동창회, 대통령경호실 606·27 전우회에서 보낸 조기가 서 있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근조 명패,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근조화환이 자리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첫 주요 인사는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었다. 반 전 총장은 오전 9시21분쯤 빈소를 찾아 11분쯤 머물렀다. 그는 전씨의 대통령 시절 공직에 있으면서 직·간접적으로 만났고, 전직 대통령의 사망 예우차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취재진에 “(전씨를) 직접 모시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인간 모두는 명암이 있다“며 ”전두환의 경우에는 특히 과오가 많은데, 과오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고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많은 교훈을 받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민주항쟁 희생자에 대한 사과할 기회를 만들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저는 이달 초 5·18 국립민주묘지에 참배했다. 얼마나 많은 광주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서 희생했는지 경의를 표하고 참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처럼 마지막에 용서를 빌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5공화국 시절 공직에 있던 사람들과 하나회 출신 군인의 발길이 이어졌다.

10시29분쯤 조문을 온 5공화국 마지막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김용갑 전 수석은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발표한 ‘6·29 선언’과 관련해 ”제가 여당이 주장하는 내각제를 포기하고 야당이 준비하는 직선제를 해야겠다고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1988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의 6·29 선언이 사실은 전씨의 지시가 있었고, 반대하는 노태우 대표를 설득했다는 증언이다.

김 전 수석은 ”두 분이 돌아가셨고, 저도 앞으로도 얼마 남지 않았기에 이걸 (공개)해야 겠다고 생각해 나왔다“며 ”전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서 돌아오셔서 제가 당시 (노태우 정부) 총무처 장관일 때 ‘자네가 추진을 했고 증인이 아니냐. 기록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역사의 증언으로 얘기해야 한다 싶어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5공 시절 청와대에서 법무·정무비서관을 지낸 박철언 전 비서관도 10시13분쯤 조문을 왔다. 박 전 비서관은 ”집권 과정에 엄청난 어려움, 과오도 있었지만 재임기간 동안 물가 안정, 경제성장, 88서울올림픽 유치,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단임제를 실천해 직선제를 통해 노태우 당시 후보에게 정권을 이양했다“며 ”한 시대가 끝났는데 어둡고 아픈 역사들은 다 떠나보내고, 국민 모두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게 제 심정“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은 인사는 유효일 전 국방부 차관, 차찬회 전 대통령경호실 기획실장, 정영의 전 재무장관, 강창희 전 국회의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있었다.

이날 이른 오전에는 ”5·18은 폭동이야 폭동“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욕하는 중년 남성이 빈소 앞을 배회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태극기가 박힌 빨간색 모자 등을 쓴 노인이 영상기자를 향해 ”이걸 찍어서 어떻게 내보낼거냐“라고 소리쳐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5·18 당시 최초 발포 명령을 본인이 했다고 주장하는 신동국씨도 빈소를 찾아 ”전두환은 100% 발포 명령자가 아니다“라며 ”발포명령자는 그 당시 특전사 현장 지휘관이 현장에서 발포 명령한 거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광주시민 학살한 것이 아니라 북한 특수군을 지켰다“라며 ”북한 특수군이 내려온 것을 100% 확신한다. 내가 발포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3남 재만씨는 이날 늦은 오후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장례는 국가장이 아닌 5일간 가족장으로 치른 뒤 27일 발인을 할 계획이다. 25일 오전 10시 입관식은 불교식으로 치러지며, 전씨의 시신은 유언에 따라 화장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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