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에 물린 것처럼 위장” 부자 아내 노려 살해한 인도 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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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22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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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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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돈을 노리고 결혼한 한 인도 남성이 침대에 코브라를 풀어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인도 케릴라 주에서 뱀을 풀어 아내를 숨지게 한 남성이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며 해당 사건을 집중 보도했다.

뱀에 물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인도에서는 해당 사건이 단순 사고사로 처리될 뻔했지만 딸의 죽음을 의심한 가족들의 재조사 요구로 진범을 잡을 수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수라즈 쿠마르(27)는 아내 우트라(25)가 자는 사이 코브라를 아내의 침대에 풀었고, 코브라에 물린 아내 우트라는 다음 날 사망했다.

수사 초반 경찰은 해당 사건을 단순 사고사로 봤다. 그러나 숨진 우트라의 가족들은 사건 두 달 전인 지난해 3월에도 우트라가 시댁에서 독사에게 물려 병원에 실려 갔었다며 단순 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쿠마르와 우트라는 중매를 통해 만나 2018년 3월 결혼했다. 우트라는 학습장애가 있었고 우트라의 가족들은 그를 돌볼 남자를 찾아 결혼시켰다.

쿠마르는 은행원으로 일했지만 재정적으로 궁핍했다. 그의 아버지는 자동 인력거 운전사였고 어머니는 주부였다. 쿠마르는 우트라와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결혼했다고 밝혔다. 결혼 당시 쿠마르는 지참금으로 720g의 금과 스즈키 세단, 50만 루피(한화 약 798만 원)의 현금을 받았다.

두 사람의 결혼 뒤 쿠마르의 집안은 우트라에게 더욱 재정적 지원을 요구했다. 우트라의 부모에게 가전제품, 자동차, 가구, 개조 공사 및 쿠마르의 여동생을 위한 MBA 과정의 입학금을 지불해달라고 했다.

우트라의 아버지는 법원에서 “쿠마르의 요구 사항을 모두 들어줬고, 두 사람의 평탄한 결혼생활을 위해 한 달에 8000루피(한화 약 13만원)를 지원해줬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우트라는 사람의 나쁜 점을 보지 않는 아이였다. 학습 장애로 인해 자신이 (쿠마르에게)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쿠마르는 아내의 학습장애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아내를 살해한 뒤 야생 뱀에게 물린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뱀 조련사로부터 독사와 코브라를 구입했다. 아내가 숨지기 두 달 전인 지난해 3월에도 독사를 이용해 살인을 시도했다. 우트라는 뱀에 물린 후 병원에 입원해 목숨은 구했지만 걸을 수는 없었다.

쿠마르는 아내가 퇴원한 지 불과 15일 만에 코브라를 이용해 재차 살인을 시도했다. 아내가 잠들기 전에 진정제를 탄 주스를 건넸고 그녀가 자고 있을 때 뱀을 풀었다. 뱀이 물지 않자 뱀의 머리를 잡고 주둥이를 억지로 벌려 아내의 왼팔에 밀어 넣어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을 접수한 검찰은 “아내 우트라가 살해당한 방식과 (쿠마르의) 극악무도한 계획 등 이번 일은 극히 드문 사건에 해당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법원은 쿠마르의 나이가 젊고 전과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사형을 선고하지는 않았지만, 살인과 살인 미수를 포함한 4건의 범죄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결했고, 이중 종신형을 선고했다.

우트라의 오빠 비슈는 “쿠마르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태연했고 양심의 가책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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