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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국토연 “집값 고공행진 당분간 이어진다”

입력 2021-11-22 11:44업데이트 2021-1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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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 2021.11.16/뉴스1 © News1
경기는 저점-상승-고점-하락-저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을 거듭한다. 부동산도 예외일 수 없다. 그렇다면 지난해부터 계속 집값이 오르고 있는 국내 부동산경기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국책연구소인 국토연구원이 이에 대해 “2019년 4분기(10~12월)를 저점으로 찍고 올해 2분기(4~6월) 현재 고점을 향해 나가는 중”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당분간 집값 고공행진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현재가 고점이라고 주장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과는 온도차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국토연은 또 금리가 오르거나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최근 ‘영끌’ 등을 통해 대거 주택 매입에 나섰던 수도권 지역, 젊은 층, 높은 부채비율 가구가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다주택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로 자산 불평등 현상이 심화하고 고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연은 이런 내용들이 담긴 논문 ‘주택시장 순환국면과 가계자산 변동과의 관계 분석 연구’를 최근 발간했다. 논문은 200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수도권과 전국 부동산시장을 대상으로 매매가 전세금 등 관련 통계와 부동산 등기자료, 주거실태조사, 가계금융복지조사 등을 분석한 뒤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만들어졌다.

● “부동산, 현재 고점 향해 나가는 중”
논문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올해 6월까지 전국 주택매매시장은 3번의 순환국면을 거쳤고, 현재 4번째 순환국면이 진행 중이다.

1순환은 2004년 4분기에 저점을 시작으로 2008년 2분기에 고점을 찍은 뒤 2010년 3분기(7~9월)에 다시 저점을 찍는 식으로 5년간 진행됐다. 이어 2순환은 2010년 3분기(저점)→2011년 4분기(고점)→2014년 3분기(저점)로 4년간, 3순환은 2014년 3분기(저점)→2015년 4분기(고점)→2019년 4분기(저점)로 5년간 이어졌다.

그리고 2019년 4분기(저점)를 저점으로 올해 2분기 현재 고점을 갱신 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원은 이에 대해 “현재 전국 부동산시장은 저점에서 고점으로 향해 나가는 확장국면에 있다”고 정리했다.

반면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순환 기간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수도권 주택매매시장은 2차례 순환국면을 마무리 짓고, 현재 3번째 순환국면을 진행 중이다.

1순환은 2005년 4분기(저점)→2008년 3분기(고점)→2013년 3분기(저점), 2순환은 2013년 3분기(저점)→2018년 4분기(고점)→2019년 4분기(저점)에 걸쳐 각각 진행됐다. 이어 3순환은 2019년 4분기(저점)를 시작으로 올해 2분기 현재 고점을 갱신하며 확장국면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런 순환국면에서 주택구매 행태에서 연령별, 주택 보유여부에 따라 다른 특성이 나타났다. 예컨대 고점에서는 무주택실수요자가, 저점에서는 다주택수요자가 적극적으로 주택 구매에 나서는 식이다.

이런 양상은 수도권에서 뚜렷하게 관찰됐다. 저점인 2019년 4분기에 40세 이상의 매수거래가 증가했고, 1분기가 지난 뒤에 39세 이하의 추격 매수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다.

● “금리 오르면 30대 원리금 상환 부담 제일 크다”
현재 정부가 집값 안정 등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정책이 젊은 층, 중·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논문에 따르면 가구별 총소비에서 원리금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분석한 결과, 30대가 15.4%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20대가 13.2%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40대(13.1%)나 50대(11.7%) 60대 이상(11.4%)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다는 뜻이다.

이밖에 가처분 소득에서 지출(소비+비소비)과 원리금상환액을 뺀 ‘순현금흐름’이나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여력’ 등을 감안할 때 20,30대는 40대 이상보다는 취약했다.

전체 가구를 소득수준에 따라 5분위로 나눴을 때에도 소득수준이 증가할수록 순현금흐름이나 순자산여력은 높았고, 원리금 상환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따라 금리가 오르는 상황을 가정한 모의실험에서 연령대가 낮을수록, 저소득자일수록 부도위험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즉 ‘영끌’에 적극적이었던 20·30대가 부도위험이나 유동성 위기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 “부동산자산 불평등 심화…대응책 마련 필요”
집값이 오를수록 자산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해석과 달리 자산불평등은 주택매매시장 저점에서 심화되고, 고점에서는 오히려 완화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는 고점에 무주택수요를 비롯한 상대적 저자산가구가 주택을 더 많이 구매하고, 저점에 다주택수요자가 주택을 더 많이 구매하는 특성에서 비롯됐다.

문제는 다주택 수요의 주택구매에 따른 자산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특히 자산불평등은 다주택수요가 증가할수록, 무주택수요가 감소할수록, 주택보유율이 감소할수록 증가했다.

국토연은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수도권 지역, 2030세대, 중·저소득층 등은 금리인상이나 집값 하락 등과 같은 변화에 취약할 수 있으므로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줄이고, 주거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이나 유한책임주택담보 대출 등의 확대, 월상환액 고정형 담보대출이나 채무보호 프로그램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토연은 또 앞으로 발생할 채무불이행 위험에 놓일 가구의 주택을 적정가격을 매입해 매입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가칭) 주택비축은행’ 설립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다주택수요자 등 고자산가에의 다주택 매수가 자산불평등 심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해 다주택자에 대한 금융규제나 조세정책 등 다주택 억제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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