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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李“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겠다”…송영길과 긴급 통화 ‘쇄신’ 급물살

입력 2021-11-21 21:18업데이트 2021-11-2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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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직접 당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위한 수술칼을 빼든 건 그만큼 “이러다 본선에서 진다”는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 선대위 구성과 기능을 둘러싸고 경고음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더 이상 변화를 늦출 수 없다”는 긴박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 후보가 야심차게 내걸었던 전 국민 지원금 공약이 정부 반발 속 결국 한 발 후퇴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민주당이 쇄신을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급물살 탄 쇄신론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1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120여 명의 의원들을 향해 “‘설마 우리가 질 수 있겠는가’라는 막연한 낙관에 기초해서 될 것이 아니다”라며 “바닥민심이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은 의총 결과 이 후보에게 당 쇄신과 선대위 혁신을 위한 모든 권한을 위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쇄신 불가피론’은 전날 이 후보와 송 대표 간 통화를 계기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통화는 이 대표가 충남 논산 화지시장에서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언급한 즉흥연설 직후 이뤄졌다. 여권 관계자는 “이 후보 입장에서는 당으로부터 별다른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다는 불만이, 송 대표는 이 후보가 당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을 자주 한다는 불만이 있었다”며 “두 사람이 보다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몰 캠프’를 꾸리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이 후보와 가까운 한 의원은 “대장동 개발 의혹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 특검 수용 카드를 던지긴 했지만 야당과의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고, 사실상 첫 공약이나 다름없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도 무산됐다”며 “이 후보로서도 이대로 윤 후보나 국민의힘 실수하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기 보단 결국 우리가 스스로 먼저 변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선대위에 김종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등 과거 여권 출신 인사들이 대거 합류한 것도 민주당의 쇄신론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이들의 선대위 인선 보도를 거론하며 “(국민의힘이) 그렇게 뒤로 후퇴하고 퇴행적으로 갈 때 우리는 좀더 젊고 참신한 세력으로 전진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의총에선 20여 명의 의원들이 다양한 쇄신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의원들이 선대위에서 모두 물러나 지역구 바닥 민심부터 챙겨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당과 선대위의 쇄신 전에 이 후보부터 변화하라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이낙연 캠프의 좌장을 지낸 설훈 의원이 ‘이 후보가 보다 진솔하게 국민 앞에 본인의 잘못을 고백하고 사과를 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선대위 개선 방안 두고 고심

민주당이 이 후보에게 선대위 쇄신 전권을 부여하기로 했지만 이 후보 측은 ‘별동대’ 성격의 선대위를 꾸린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한 중진 의원은 “현역 의원이 모두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는다고 하면 이 후보를 오랫동안 도와온 소위 ‘7인회’로 불리는 핵심 측근 현역 의원들까지 모두 물러나야 한다는 뜻인데, 선대위가 실질적으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쉽지 않은 선택지”라고 했다.

이 후보 경선 캠프에 속했던 한 의원은 “선대위가 갖고 있는 물리적인 원팀 성격과, 이를 실무적으로 잘 기능하기 위한 ‘별동대’ 성격이 잘 어우러지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야당 선대위 구성이 얼추 마무리 되고 있는 만큼 오래 끌어선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도 이날 의총 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선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시겠다는 의원님들의 의지를 받들어 조속히 쇄신방안을 만들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쇄신 제1원칙은 국민 여러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및 e메일, 커뮤니티 댓글 등으로 직접 의견을 달라고 적었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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