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업결손에 체감난도 높아”… 수학 어려워 문과생 불리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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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수능]
수능 국어 출제진-수험생 평가 갈려… 수학-영어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
선택과목 따라 최종점수 조정, 입시업체들 배치표 내놓기 꺼려
“깜깜이 수능… 고액 컨설팅 유행할것”… 29일 정답 발표, 내달 10일 성적통지

두 번째 ‘코로나 수능’… 자가격리 중에도, 치료 중에도 시험 봤다 18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을 위해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 의료진이 ‘수능 대박’ 손팻말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아래쪽 사진). 이날 서울
 성동구 서울방송고에서는 자가격리 중인 수험생 2명이 시험을 치렀다. 뉴시스
두 번째 ‘코로나 수능’… 자가격리 중에도, 치료 중에도 시험 봤다 18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을 위해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 의료진이 ‘수능 대박’ 손팻말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아래쪽 사진). 이날 서울 성동구 서울방송고에서는 자가격리 중인 수험생 2명이 시험을 치렀다. 뉴시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스크를 쓴 채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느낀 난도는 상당히 높았다. ‘불수능을 넘어 용암수능’, ‘재밖에 남지 않은 수능’이란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 수능은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졌는데, 입시업체들은 지난해 쉽게 출제된 수학·영어 영역이 올해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국어 영역은 출제진과 교사들, 수험생 간 체감 난도에 간극이 컸다. 입시업계에서는 동영상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세대가 까다로운 글을 읽기 어려워하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가 2년 가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며 누적된 학습 결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 “국어 까다로워 1교시부터 긴장”
위수민 출제위원장(한국교원대 교수)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두 차례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 분석 결과 재학생과 졸업생 간 특성이나 성취수준별 학력 양극화 현상에서 어떤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아 이전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국어 영역의 경우 지문 길이가 예년보다 짧아져 평이하다는 설명까지 나왔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1교시를 마치고 나와 엉엉 우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수험생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국어가 인생을 다 망쳤다. 갈 대학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2교시 수학 영역을 마치자 ‘올해 수능이 어려웠다’는 평가가 확실해졌다. 100점 만점 중 74점에 달하는 공통과목(수학Ⅰ, 수학Ⅱ)은 중·고난도 문제가 여럿 나왔고 6,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다루지 않은 유형이 나오며 어렵게 출제됐다.

인문계열 지원자는 확실히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수학 영역은 문과와 이과 수험생의 점수가 따로 산출됐지만 올해는 아니다. 또 평가원이 선택과목 응시생 집단의 공통과목 평균 점수를 활용해서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하기 때문에 이과 수험생들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확률과 통계는 인문 계열뿐만 아니라 수학을 포기한 예체능 계열이 주로 응시해서 기하나 미적분 선택 그룹보다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입시업체들도 “등급 예측 어려워”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지난해에는 만점자 비율이 12.7%로 쉽게 출제됐다. 올해 영어 영역은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소재와 주제가 유사한 것으로 바꿔 출제하는 간접연계 방식으로 바뀌면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아졌다. 유성호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영어 영역 만점자 비율이 약 5%였던 9월 수능 모의평가보다는 만점자가 많이 나오겠지만 지난해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입시에서는 최상위권 수험생에게는 수학, 상위권은 국어와 수학, 중하위권은 영어가 변별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험생들은 수능 직후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예상하고 수시 대학별고사를 지원할지를 결정한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예측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원점수가 같아도 선택과목별로 최종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가 조정되는 구조 때문이다. 입시업체조차 영역별 등급컷(구분점수)이나 배치표(대학별 지원 가능 점수)를 내놓기 꺼리는 분위기다. 급기야 영역별 등급컷을 점수 구간으로 예측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수험생들에게 혼란만 줄 것 같아 배치표를 만들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입시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컨설팅이 더 유행할 것”이라며 “그마저도 정확하지 않은데 수험생들이 돈만 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은 22일 오후 6시까지 평가원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정답 확정 발표는 29일 오후 5시, 수능 성적 통지는 다음 달 10일이다.


세종=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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