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꼴찌였던 막내구단, 7번째 시즌만에 최강팀으로 우뚝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18일 2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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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대4으로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kt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대4으로 승리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kt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 News1
KT 위즈가 창단 7번째 시즌 만에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만년 꼴찌’ 설움을 완전히 털어버리고 KBO리그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KT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시리즈 전적 4승을 만든 KT는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역사적인 통합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8시즌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NC보다도 빠르게 챔피언에 등극했으니 외부에서 볼 때는 쾌속 성장이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2013년 창단 후 2015년 처음으로 1군에 진입한 KT는 3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1군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8시즌을 9위로 마치면서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동네북’ 이미지는 계속됐다.

KT가 하위권을 전전하는 동안 선수단은 남모를 마음고생을 했다.

1군 진입 첫해부터 KT에서 뛴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는 “팀이 하위권에 처져 있다보니 무시 아닌 무시도 많이 당했다. 다른 팀 선수들이 ‘KT랑 붙는 날만 기다린다’는 말을 하는 것도 들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고, 많이 힘들기도 했다”고 가슴속에 품고있던 설움을 털어놨다.

선수단과 함께 호흡하는 KT 프런트도 고생하긴 마찬가지였다.

KT 관계자는 “KT 야구단 창단 작업을 함께한 직원들은 모두 남모를 설움을 갖고 있다. 창단 초기엔 길바닥에 앉아 도시락을 먹으면서 야구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초창기를 보냈다”면서 “우승 경험이 많은 팀엔 또 한 번의 한국시리즈일지 몰라도 우리에겐 그야말로 역사적인, 남다른 의미를 품고 있는 승리”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약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KT는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시즌을 기점으로 180도 달라졌다.

이 감독 지도 하에 체질 개선에 성공한 KT는 2019시즌을 6위로 마치며 창단 후 최고 성적을 냈다. 하위권을 벗어나며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겼다.

희망은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됐고, KT는 2020시즌 정규 시즌 3위를 차지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패해 탈락했지만, 약체 이미지를 벗겨내고 큰 무대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성큼성큼 발전한 KT는 올 시즌 화려한 결실을 맺었다. 치열한 우승 경쟁 끝 1위 결정전까지 치른 끝에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고, 기세를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가 4연승을 거두고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KT의 선전을 이야기할 때마다 ‘팀 KT’를 강조했다. 일당백 슈퍼스타가 많지 않음에도 선수 개개인이 자기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잘 이행해 조직력을 극대화했고,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어냈다. 최고참 유한준부터 막내 소형준까지 모든 선수들이 ‘원 팀’으로 뭉쳐 이뤄낸 성과라 더욱 뜻 깊다.

2021년 11월 18일, 마법사 군단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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