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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단독]화천대유 ‘대장동 5개 블록’ 수의계약, 법조계 “법적 근거 없다”

입력 2021-11-18 03:00업데이트 2021-11-1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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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감서 ‘합법’ 발언 논란
“국토교통부의 질의 회신에 의하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중략) 도시개발법 시행령에 (수의계약 근거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달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수의계약을 통해 대장동 부지 5개 블록을 확보한 것이 합법적이라고 한 발언이 법조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 후보가 제시한 근거는 수익계약과 관련 없는 조항이고, 현행법상 화천대유의 수의계약은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법조계 “화천대유 수의계약 불법 소지”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화천대유는 2017년 4월 대장동 부지 15개 블록 가운데 5개 블록을 수의계약 형식으로 확보했다. 화천대유는 5개 블록에서 직접 아파트 분양에 나서 지난해까지 분양 매출 1조980억여 원에 분양 수익으로만 약 2350억 원을 거뒀다. 현재도 분양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시행업계에서는 화천대유가 거둘 분양수익을 최소 3000억 원으로 추산한다. 이 수익은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이 배당을 통해 얻은 수익 4040억 원과는 별도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화천대유의 수의계약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 크다. 도시개발법에 따르면 토지 분양은 경쟁입찰과 추첨으로 진행한다고 규정돼 있다. 실제로 화천대유가 가져간 5개 블록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블록은 모두 경쟁입찰과 추첨으로 사업자가 선정됐다.


다만 도시개발법 시행령 57조 5항에는 △학교 등 공공용지 △외국인투자기업 △협의 양도인 등 11가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의계약을 허용한다. 협의 양도인이란 기존 토지 소유자가 소송 등을 거치지 않고, 협의를 통해 사업시행자에게 보유한 땅을 양도할 경우 부여하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협의 양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1000㎡ 이상의 토지를 양도해야 한다. 하지만 2016년 11월 성남시보를 통해 공개된 대장동 개발사업 부지의 기존 소유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937개의 필지 가운데 화천대유가 소유한 필지는 단 1곳도 없는 곳으로 나타나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예금보험공사 PF사업(부동산개발사업) 매각주관사 대표 출신인 우덕성 법무법인 민 대표변호사는 “도시개발법의 경쟁입찰과 추첨 방식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강행규정이고, 화천대유는 수의계약이 가능한 11가지 조건에서 단 한 가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불법적인 계약을 통해 이뤄진 거래라는 점에서 해당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 대법원은 한 신탁사가 공매 담당자와 공모해 경쟁입찰을 제한하고, 수의계약으로 부동산을 매수한 사건에서 “거래 상대방이 배임행위를 유인, 교사하거나 관여했을 경우 해당 계약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해 무효”라고 판시하기도 했다.

● 李 국감서 “수의계약 가능” 위증 의혹
이 후보가 지난달 18일 국감에서 한 관련 발언들이 위증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는 국감에서 도시개발법 시행령 56조 5호를 근거로 화천대유의 수의계약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규정은 시행자나 출자자가 직접 건축물(아파트) 분양까지 할 경우 ‘공급계획서에 토지 현황을 기재해야 한다’는 절차에 관한 규정일 뿐 수의계약에 대한 조항이 아니다.

이 후보는 또 2015년 3월 17일자 국토부의 질의 회신 자료도 관련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확보한 당시 국토부 회신 자료 전문에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문구는 한 곳도 등장하지 않았다. 회신 내용은 이미 수의계약이 이뤄진 상황을 전제로 한 질의를 바탕으로 행정 절차를 설명한 것에 불과했다.

이 후보는 특히 화천대유와 같은 민간 출자자에게 수의계약이 가능한 규정을 신설한 게 2012년 3월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은 도시개발법이 아니라 현재 개발 중인 3기 신도시 등에 적용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법(현 공공주택특별법)이다. 도시개발법을 적용받는 대장동 개발과는 무관한 것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후보가 관련 조항 등을 검토하고도 해당 발언을 했다면 국회 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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