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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지자체 올 20조 지역화폐 발행… 수수료 등 부대비용만 1123억

입력 2021-11-18 03:00업데이트 2021-11-18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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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1000곳 설립비용 맞먹어, 10% 할인도 세금 충당… 2조 투입
“지역경제 활성화” 앞세워 발행 경쟁… 전문가 “지방재정 악화 관리 필요”
지방자치단체들이 20조 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을 위해 올해 들어 9개월간 수수료 등 부대비용으로만 약 1123억 원을 쓴 것으로 추산됐다. 전국에 국공립 어린이집 약 1000곳을 설립할 수 있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것이다. 여기에다 지역화폐 10% 할인 판매 재원으로 중앙정부가 1조2522억 원, 지방정부가 7678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화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된 지역 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부대비용과 할인 지원금 등에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 9개월간 지역화폐 부대비용 1100억 원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지자체에서 판매한 지역화폐는 17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자체들은 지역화폐를 종이 상품권이나 카드 또는 모바일 형태로 팔고 있는데 이를 위한 수수료 등 부대비용으로 1123억 원을 쓴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내년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 연구개발(R&D)에 쓰겠다고 밝힌 예산(1078억 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연말까지 늘어날 비용을 고려하면 내년 국공립 어린이집 550곳을 짓는 데 쓰는 예산(609억 원)의 두 배에 이르는 지방재원이 부대비용으로 쓰이는 셈이다.

소비자가 지역화폐를 살 때 할인받는 ‘판매액의 10%’ 역시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여기에 올해 정부가 지원한 국비는 1조2522억 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운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정부가 지원율을 최대 8%로 늘렸기 때문이다. 발행 규모도 2019년 3조 원에서 작년 9조 원, 올해 20조 원으로 대폭 늘었다. 나머지 할인율(통상 2%)에 해당하는 금액은 지자체가 자체 재원으로 보조한다. 발행 규모가 급증한 탓에 지자체의 자체 보조금도 작년의 2배인 7678억 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할인 보조금으로 쓰인 국비와 지방비,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올해 지역화폐 발행 금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2조 원 이상의 세금이 들어가는 셈이다.

○ “열악한 지자체들 경쟁적 발행” 우려

지역화폐는 해당 지역 내 소상공인 가맹점에서 쓸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을 돕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할인 금액만큼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고 발행 비용 등 부대비용도 들어간다. 정부는 내년 지원 예산을 2403억 원(발행 규모 6조 원)으로 줄여 책정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부터 한시적으로 중앙정부가 지원한 예산을 정상화한다는 취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여당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내년에도 지원 예산을 올해만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균 재정자립도가 43%에 불과한 지자체들의 과열된 지역화폐 발행 경쟁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남에서 가장 많은 1300억 원어치 지역화폐를 발행한 해남군의 재정자립도는 7%를 밑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역화폐 발행으로 지방재정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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