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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근육운동은 ‘몸 디자인’… ‘반짝 효과’ 노리면 오래 못 가”[양종구의 100세 건강]

입력 2021-11-18 03:00업데이트 2021-11-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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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민 매니저가 상체 근육운동을 하고 있다. 근육운동 트레이너로 다른 사람의 ‘몸 디자인’을 해주고 있는 그는 “보디빌딩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반짝 효과를 보려는 자세로는 역효과만 난다”고 강조했다. 용인=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어렸을 때 잘나가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다.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 추운 곳에서 운동하는 게 싫었다. 부모의 반대에도 스피드스케이팅을 그만두고 평소 좋아했던 그림 그리기에 집중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대학원까지 마쳤다. 하지만 운동 본능을 완전히 억누를 수는 없었다. 운동은 언제나 그의 옆에 있었고 지금은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활약하며 매일 근육을 키우고 있다. 황혜민 다부짐휘트니스 매니저(40·경기 용인시 수지구)는 몸 잘 만드는 ‘보디 디자이너’다.

“초등학교 시절 각종 대회 기록을 갈아 치우던 제가 중학교 때 스피드스케이팅을 그만둔다고 하자 어머니 반대가 심했어요. 운동을 계속하는 게 더 유망한데 갑자기 비전도 보이지 않는 미술을 한다고 했으니. 돌이켜보면 왜 그랬는지…. 결국 몸 쓰는 일로 돌아왔죠.”

미술을 했지만 시간 날 때 공원을 달리고, 헬스클럽을 찾아 운동은 계속했다. “몸을 쓰지 않으면 더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루라도 운동을 안 하면 몸이 근질근질 했다”고 했다. 혹시 몰라 미술대 입시를 준비하며 체육대 입시도 병행했다. 결국 미술대에 진학했지만 1학년부터 웨이트트레이닝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을 따 시간제 트레이너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을 마쳤다. 대학원 때 미술학원을 차린 뒤에도 시간을 내 헬스 트레이너로 ‘투잡’을 뛰었다.

“2013년 헬스클럽 관장이 ‘살을 빼서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해보라’고 권유했어요. 보디빌딩을 10년 넘게 했지만 많이 먹으면서 운동해 체중이 74kg까지 나갔었죠. 살만 빼면 근육이 돋보일 것이라고 했어요.”

그해 7월 1일부터 3개월간 운동과 다이어트를 병행해 20kg 넘게 감량했다. 10월 2일 경기 성남시 보디빌딩대회 여자부 52kg 이하급에서 1위를 하고 그랑프리까지 차지했다. 이때부터 미술을 접고 본격적으로 보디빌딩에 매달렸다. 무대에서 잘 만든 몸을 과시하며 좋은 평가를 받는 게 멋졌다. 오전 오후 4시간씩 하루 8시간 근육을 만들었다. 2013 머슬마니아 코리아 대회에 출전해서도 머슬 1위, 피규어 3위를 차지하는 등 각종 대회에서 우승했다. 어렸을 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다져진 하체와 10년 넘게 만들어진 상체 근육이 돋보였다. 201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머슬마니아 세계대회에 출전해 2관왕을 차지했고 2018년까지 4회 연속 출전해 2016년(2위)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했다.

“솔직히 보기에 예쁜 몸을 만들고 싶었는데 전 근육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두드러졌어요. 몸매도 좀 서구적으로 생겼고…. 보디빌딩 대회가 분화하면서 국내 각종 대회에서는 근육보다는 전체적인 아름다움을 보는 경우가 많았죠. 그때 사진기자 한 분이 ‘혜민 씨는 외국에 가야 먹힌다’고 했는데 실제로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미술을 공부했던 게 피트니스 트레이너인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인물을 그릴 때 밸런스와 대칭 등 알맞은 비율에 맞게 그려야 한다. 운동하면서 인체해부학을 공부하다 보니 미술과의 연관성이 깊었다. 요즘은 내 몸은 물론이고 지도하는 회원들의 몸도 멋지게 디자인하는 즐거움에 빠졌다”고 했다.

양종구 논설위원
그는 최근 근육운동을 하는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열심히 운동해 보디프로필을 찍어 과시하는 문화는 동기 부여가 돼 좋다. 하지만 몸 건강을 위하기보다는 반짝 스포트라이트만 받으려는 의도는 좋지 않다”고 했다. 황 매니저는 “한두 달 운동하고 대회에 출전해 마치 꾸준히 운동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운동한다. 속성 운동은 트레이너에게 부탁해 사실상 강압에 의해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다. 부상도 잦다”고 말했다. 그는 “난 운동을 즐기다 자연스럽게 무대에 섰고 인정받다 보니 더 열심히 운동하게 됐다. 모든 운동이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근육운동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는 못한다. 한계를 뛰어넘는 힘겨운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인 PT를 하면서도 매일 3시간 이상 운동할 시간은 확보한다. 그는 “돈보다 중요한 게 나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양종구 논설위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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