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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덩샤오핑이 넣은 ‘개인숭배 금지’ 삭제… 역사결의, 시진핑 ‘1인 통치’ 힘 실었다

입력 2021-11-18 03:00업데이트 2021-11-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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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민일보, 3번째 역사결의 전문 게재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가 17일 1면을 포함해 5개 면에 걸쳐 엿새 전 중국공산당이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채택한 ‘역사결의’ 전문을 게재했다. 중국공산당 100년 역사상 세 번째로 채택된 이번 역사결의에서는 1981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주도한 2차 역사결의 당시 담겼던 ‘개인숭배 금지’와 ‘집단 지도’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중심의 1인 통치체제가 굳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총 3만6180여 자에 이르는 이번 역사결의에서는 ‘덩샤오핑의 퇴조’가 눈에 띈다. 40년 전 2차 역사결의 때 덩샤오핑은 1976년 사망 때까지 27년간 종신 집권한 마오쩌둥(毛澤東)에 대한 반성으로 “지도자의 종신제를 폐지하고 그 어떤 형태의 개인숭배도 금지한다”고 명문화했다. 또 “덕과 재능을 겸비한 지도자들의 집단 지도를 통해 마르크스주의 관점을 실행한다”고도 명기했다. 하지만 이번 역사결의에서는 이런 문구가 모두 자취를 감췄다.

중국공산당은 마오 사후 1인 통치체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7∼9인)이 권력을 나눠 갖는 형태를 택했다.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절 각각 총리를 지낸 주룽지(朱鎔基)와 원자바오(溫家寶)는 경제 분야에서 전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시 주석 집권 후 모든 권력이 시 주석한테로 몰리면서 권력분점 원칙은 무너졌고 리커창(李克强) 총리 또한 전임자만큼의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역사결의는 덩의 최대 치적인 개혁개방의 문제점을 집중 지적했다. 결의문엔 “개혁개방이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면서도 “배금주의, 향락주의, 극단적 개인주의, 역사 허무주의 등 잘못된 사상 경향이 불시에 등장했고 인터넷 여론이 매우 혼란스러웠다”는 내용을 담았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는 “정치 풍파를 초래했다. 당과 정부가 ‘동란(動亂)’에 선명하게 반대하면서 사회주의 국가 정권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수호했다”고 했다. 지금의 양극화 문제가 덩 집권기부터 시작됐고 톈안먼 사태에 따른 혼란 역시 컸는데 시 주석이 이를 극복하느라 많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덩을 깎아내리면서 시 주석을 높이 평가해 내년 하반기 제20차 공산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중국중앙(CC)TV 오후 7시 메인 뉴스는 역사결의 주요 내용을 앵커가 30분 가까이 직접 읽어 나가면서 평소보다 방송 시간이 30분 길어졌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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