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가상 숲속 마을 배경으로, 마법 잃은 가족 구하는 소녀 이야기
풍경 생동감 넘쳐 실사영화 본 기분… OST 흥겹지만 ‘제2겨울왕국’은 미지수

‘엔칸토’는 디즈니의 6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남미 콜롬비아에 있는 가상의 숲속 마을 엔칸토 이야기를 다룬다. 이곳의 마드리갈 가족은 온갖 꽃을 피우는 능력 등 저마다 한 가지씩 마법 능력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엔칸토는 낙원이 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들이 가진 마법 능력의 원천인 저택에 균열이 생긴다. 마법 능력도 점점 사라진다. 수십 년간 이어진 엔칸토의 기적도 물거품이 될 위기. 3대에 걸친 대가족 구성원 중 유일하게 마법 능력이 없는 미라벨은 스스로를 엔칸토와 가족, 그리고 집을 구해낼 인물이라 여긴다.
애니메이션 속 풍광은 실제 풍경을 촬영한 뒤 보정한 것이라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현실감 넘친다. 세밀한 감정을 전달하는 각 캐릭터의 눈동자 움직임 등을 보고 있으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이 정점에 달했다는 호평이 절로 나온다. 제작진은 마드리갈 가족의 저택 등 엔칸토의 여러 집을 구현해내기 위해 콜롬비아 전통 건축 양식도 따로 취재했다.
‘겨울왕국2’의 총괄 제작을 맡고 ‘주토피아’를 연출한 바이런 하워드가 감독인 데다 가족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디즈니는 엔칸토가 ‘겨울왕국’ 시리즈의 신드롬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콜롬비아의 비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그러나 OST 9곡은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반면에 영화가 끝난 뒤엔 겨울왕국의 ‘렛잇고’처럼 뇌리에 깊이 남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OST 흥행에 힘입은 겨울왕국 신드롬을 재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4일 개봉.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