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간격 단축, 왜?…“접종 4개월후 돌파감염 증가”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17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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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 간격을 고령층·감염 취약시설·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4개월, 50대와 우선접종군 등은 5개월로 단축한다.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이후 3~5개월 이후 항체가 줄고 있는 데다, 우선 접종군에서 위중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추가 접종을 조기에 확대해 확진자와 중환자 발생을 줄이고, 감염 위험이 커지는 겨울철을 대비한다.

접종 당국은 올해 12월까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에 집중한다. 추가 접종 대상자는 오는 22일부터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감염 취약시설 접종도 서두른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예방접종 추가 접종 보완계획’을 발표했다.

간격 단축은 신규 확진자와 중환자 수, 위중증률과 치명률, 돌파감염 발생률, 백신별 항체가 분석,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결정했다.

◆ 60세 이상·취약시설 4개월 후 추가 접종…50대·우선접종군 5개월
추진단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사망 위험이 큰 고령층 등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 간격을 단축한다.

세부적으로 ▲60세 이상 고령층 ▲노인·장애인·결핵·한센인·노숙인시설 및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입소·종사자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종사자 ▲18~59세 기저질환자 ▲병·의원급 의료기관 종사자 등은 기본접종 완료 4개월(120일) 이후에 가능하다.

이 중 감염 취약시설과 의료기관 종사자는 나이와 관계없이 접종 완료 4개월 후에 추가 접종한다. 고령층과 환자와 많이 접촉해 감염 전파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0대, 우선접종 직업군은 5개월(150일) 간격으로 추가 접종한다. 우선접종 직업군은 군인, 경찰, 소방, 해경, 보건의료인, 특수보육 및 어린이집 간호인력, 특수교육·보건교사, 교정시설 종사자, 항공승무원 등이다.

그 외 면역 저하자, 얀센 백신 접종자는 현행과 같이 기본접종 완료 2개월 후에 추가 접종한다.

간격 단축에 따라 올해 중 추가 접종을 받는 이는 총 1378만4000명이다. 현행 기준(6개월 간격)보다 819만2000명 늘었다.

◆ 60세 이상 4개월, 50대 5개월…“AZ 접종 효과 빠르게 감소”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효과를 근거로 들며 60세 이상 고령층의 추가 접종 간격을 4개월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 입소·입원·종사자, 60~74세 고령층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았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대부분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해 상대적으로 접종 효과가 더 낮은 상태에서 시간이 경과하면서 효과가 더 감소했을 것”이라며 “국내와 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기본접종 효과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나이가 많을수록 떨어진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국이 국내 20~59세 접종 완료군을 대상으로 중화항체(바이러스 감염을 중화해 예방 효과를 유도하는 항체) 생성 비율(항제양전율)을 분석한 결과 모더나와 화이자가 10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단일 접종과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교차 접종이 각각 99%였으며, 얀센은 90%로 가장 낮았다.

항체 지속 기간도 봤다. 화이자 단일 접종군은 5개월, 아스트라제네카 단일 접종군은 3개월까지 항체가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이후 점차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고령층에선 기본접종 완료 4개월 이후부터 돌파감염 발생률과 위중증 환자 증가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지난 6일 기준 인구 10만명당 돌파감염 발생률은 99.2명이다. 그러나 연령대별로 보면 80세 이상에서 183.4명으로 가장 높았고, 70대 153.0명, 60대 150.1명이 뒤따랐다.

고령층 돌파감염이 늘어나면서 중증환자 규모는 10월 4주차 333명에서 이달 1주차 365명, 2주차 447명으로 증가했다. 10월 2주차 64.7%였던 위중증 환자 중 고령층 비율은 10월 4주차 74.2%, 이달 2주차 82.1%로 올랐다.

최대 항체가는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교차 접종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순으로 컸다. 델타 변이 중화능 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교차 접종에서 표준주보다 2~4배 줄었다.

해외에서도 고령층일수록 시간이 지나면서 돌파감염률과 위중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에선 60세 이상 돌파감염자의 위중증률이 40~59세보다 10배 이상 높았다. 화이자 백신 기본접종 완료 146일(약 5개월) 후 확진율은 18~39세 1.67배, 40~59세 2.22배, 60세 이상 2.76배 등으로 증가했다.

반면 접종 완료 5개월 이상 지난 60세 이상이 추가 접종한 경우 확진율과 중증화율이 각각 10분의 1, 2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최 위원장은 “이스라엘 연구 결과에서 본 바와 같이 5개월 후 추가 접종하면 예방효과가 증가할 수 있다”며 “60세 이상 연령층은 접종 효과가 감소로 위중증 또는 사망 위험이 높다. 간격을 단축해 더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 12월까지 추가 접종 집중…“안전성 우려 없어”
요양병원 입원·종사자, 의료기관 보건의료인력 등은 이날부터 추가 접종이 가능하다. 방문 접종이 필요한 요양시설을 비롯한 각종 사회복지시설은 보건소와 일정을 협의한 후 신속하게 접종을 진행한다.

사전예약 대상자는 오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접종 일자는 백신 배송 일정 등을 고려해 다음 달 6일 이후부터 선택할 수 있다.

추가 접종 대상자는 접종이 가능한 2주 전부터 예방접종 사전예약 홈페이지(ncvr.kdca.go.kr)에서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대상자는 사전예약 일정에 앞서 개별적으로 문자를 받게 된다.

오는 22일부턴 민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의료기관 예비명단을 통해 잔여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당국은 겨울철 감염 위험 증가를 대비하기 위해 60세 이상 고위험군의 추가 접종을 올해 12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지난 7~8월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60~74세 700만여명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추가 접종 기간을 단축하더라도 부작용은 2차 접종 때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봤다.

최 위원장은 “접종 완료 후 4주째부터 3차 접종을 받은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에서 안전성 우려가 없었다”며 “추가 접종 단축을 통해 돌파감염을 줄이는 예방효과 이득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3차 접종 간격을 12주로 했을 때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차이가 없다며 추가 접종 최소 간격을 12주로 결정했다. 또 면역 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기본접종 4주 후 추가 접종한 결과 이상반응이 늘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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