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00일 앞두고…文, 취임 후 두 번째 ‘국민대화’ 준비 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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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7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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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국민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11.1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국민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11.19/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부터 일정을 비우고 취임 후 두 번째로 갖는 ‘국민과의 대화’ 준비에 집중한다. 앞으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민생경제 활성화 등이 대화 주제다. 오는 21일 오후 KBS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정부 임기 말, 내년 대선을 100일 앞둔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30%대 중후반’ 지지율을 바탕으로 이번 행사를 자신있게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과 임기 말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전 대통령들의 임기 말은 친인척이나 측근비리로 얼룩져 탈당을 하는 등 좁아진 입지 탓에 조용한 매일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文, 지난 주말 초안 보고받아…‘대역 리허설’은 없어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국민과의 대화 당일인 21일까지 공개 일정을 비운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는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한국-모잠비크 FLNG선 출항 명명식’에 참석했고 16일에는 리처드 해쳇 감염병혁신연합(CEPI·세피) 대표 접견, 준장 진급자 삼정검 수여식까지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께 이번 행사와 관련해 행사 진행 순서와 예상질의 등 전체적인 초안을 보고받았고 이후 관련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대통령은 초안을 중심으로 두되 지금까지 본인이 해왔던 것들을 다시 점검해보며 거의 리라이팅(rewriting·재작성)을 하는 타입”이라며 “실무진들은 대통령의 자료 요청에 응하며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은 따로 구성되지 않았고 국민소통수석실을 중심으로 실무회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역을 두는 방식과 같은 리허설은 없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4년6개월간의 소회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위기극복과 민생경제’를 주제로 방송이 진행되는 만큼 그에 맞춰 공부를 하되 부동산, 요소수 문제와 같은 국민 관심 현안에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미리보는’ 국민과의 대화…靑 “선거 관련 얘긴 일체 없을 것”

2019년 11월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시청하고 있다.2019.11.19/뉴스1 © News1
2019년 11월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시청하고 있다.2019.11.19/뉴스1 © News1
21일 오후 7시10분부터 10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번 국민과의 대화는 재작년과 닮은 듯 다르다.

우선 ‘2019 국민과의 대화’에는 편안한 분위기를 추구하며 라디오 DJ인 가수 배철수씨를 사회자로 기용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정치·사회적 소양이 있는 아나운서 정세진씨와 보조 사회자로 김용준 기자를 배치했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문재인 정부의 그간을 돌아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문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질 국민패널은 KBS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선정한 300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 200명은 현장참석하고 접종 미완료자를 포함한 100명은 온라인으로 참여한다.

형식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공개 자유토론 형식인 타운홀미팅으로 구성됐다. 부채꼴 모양으로 패널들이 앉고 그 중앙에 문 대통령이 위치하는 방식이다.

패널 선출에 대한 논란이 행사 전후로 제기됐던 가운데 청와대는 이전 MBC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KBS에 패널 선출은 전적으로 맡긴다는 방침이다. KBS는 지난 10일 오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접수하고 있다.

2년 전 주제가 정해지지 않았던 첫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당시 국민패널들이 너도나도 손을 들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역과 민생경제로 주제를 한정한 만큼 Δ단계적 일상회복 3주 평가 Δ백신, 치료제, 의료 Δ민생경제 Δ포스트코로나 시대 과제 등 분야별로 패널 질의와 답변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선거중립에 대한 부담도 덜으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방역·민생경제 분야 장관들도 함께 출연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각각 경제와 방역당국을 대표해 현장에 참석하고, 그외 산자부·중기부·노동부·농림부·문체부·교육부·국토부·행안부·환경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은 화상으로 참여한다.

주제를 한정했다고는 하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패널들이 돌발적으로 주제와 관련 없는 정치권 현안에 대해 질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선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멀리서라도 지원해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사회자와 문 대통령이 현장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각본 없는 즉석 소통’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운영하면서도 어떠한 돌발상황이든 대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철희 정무수석은 지난 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 방송에서) 선거 관련 얘기 또는 선거에 영향을 주는 얘기는 일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장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저도 야당을 해봤는데, 야당 입장에서는 조그마한 것 하나도 의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선거라고 해서 국정을 돌보지 않고 선거 때문에 국민과 대화를 하지 않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일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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