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요양병원 부스터샷 4개월로 단축…“접종효과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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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7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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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접종 독려에 나섰다. 사진은 괴산 백신접종센터.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접종 독려에 나섰다. 사진은 괴산 백신접종센터. © 뉴스1
60대 이상과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환자·입소자 등의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간격이 ‘기본접종 완료 이후 4개월’로, 50대 연령층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접종 간격은 ‘기본접종 완료 뒤 5개월’로 줄어든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7일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돌파 감염을 막기 위한 추가접종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날 오후 2시 10분 질병관리청 정례브리핑에서 정은경 질병청장이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60대 이상 고령층과 요양병원·요양시설 입원·입소자들은 올 상반기에 백신 기본 접종을 받았는데 시일 경과에 따른 효과 감소로 현재 돌파감염(기본접종 완료자임에도 감염) 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 위중증 환자도 늘자 접종 간격을 전폭적으로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대상자들의 참여를 얼마나 이끌고, 접종효과가 언제 발휘돼 위중증 환자가 줄어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위중증 환자 500명 넘어…감염취약 고령층, 안전 위태로워”

정부의 이번 결정은 최근 고령층 중심으로 돌파감염 및 위중증 환자 증가에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확진자 역시 고령층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위중증 환자는 522명으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0명을 넘었는데 정부는 위중증 환자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한계치를 ‘500명’이라고 설명해온 터라 우려를 산다. 신규 확진자도 3187명으로 추석 연휴 직후인 9월 25일 3270명 이후 53일만에 역대 2번째 최다 기록이다.

김 총리는 “어르신들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최근 60대 이상 고령층의 확진율은 한 달 전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진 데다 위중증 환자의 82%, 사망자의 97% 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환자 병상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국적인 병상 가동률은 아직 여력이 있지만, 수도권만 놓고 보면 하루하루 버텨내기에도 벅찬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중수본이 1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집계한 결과 서울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6%로, 잔여 병상이 10개 중 2개도 남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해외의 추가접종 시행 간격보다도 앞당겨 진행하기로 정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외국의 경우 (기본접종 뒤) 6개월 정도에 추가접종을 결정하나 우리나라는 위중증 환자 증가 상황에 비춰 6개월보다 예방접종 시기를 좀 더 당겨야 공중보건학상의 이익이 훨씬 크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계획에 따라 Δ60세 이상 고령층 및 요양병원 환자 등 고위험군 Δ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Δ면역저하자 Δ얀센 접종자 Δ50대 연령층 Δ기저 질환자·우선 접종 직업군 Δ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에 추가접종을 하고 있다.

당국은 요양병원, 요양시설 입소자의 추가접종 간격을 기본접종 뒤 5개월로 지난 5일 조정했으나 이번 계획상 간격을 4개월로 더 앞당기고, 면역저하자와 얀센 접종자의 접종 효과를 고려해 예외적으로 기본접종 뒤 2개월 이후 추가접종을 받도록 정한 바 있다.

◇추가접종, 중화항체 최대 5배↑…위중증 환자 감소 기대

1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CCTV를 이용하여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1.11.15/뉴스1 © News1
1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 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CCTV를 이용하여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1.11.15/뉴스1 © News1
추가접종은 백신의 면역 효과를 지속시키고 증강하는 역할을 한다. 원칙상 기본접종 완료 6개월 뒤부터 받게 돼 있다. 우리보다 먼저 접종한 이스라엘과 미국은 접종 후 일정 기간이 지나자 백신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추가접종을 진행해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이달 4일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최신동향 보고서를 통해 “해외에서 추가접종의 중화항체가(중화능) 연구 결과, 백신 2차 접종 1개월 후 중화항체가는 모더나 1210, 화이자 310으로 조사됐는데 3차 접종 1개월 후에는 모더나 4588, 화이자 1547로 각각 3.8배와 5배 높아진 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과들을 보고 정부가 결정한 셈인데, 앞으로 접종 효과를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기본 접종과 달리 참여는 미지수다. 전문가는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에 따른 방역 완화로 5차 대유행은 물론 상당수의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며, 추가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16일 0시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과 요양원 입소자 등 고위험군에서의 추가접종 예약자는 99만명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60~74세와 8월 이후 화이자·모더나를 접종한 50대에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데 이번 결정으로 추가접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방역 완화에 따라 감염 위험은 커졌다. 위중증 환자 규모가 최소 한 달은 늘 것이다. 고령층과 취약층의 추가접종 시행은 늦었다”며 “의료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인명 피해를 막으려면, 위중해지지 않도록 막는 게 우선이다. 누구든 추가접종 차례가 됐을 때 맞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상당히 이완된 방역 기조로는 국민 보호 조치가 추가접종 뿐이다. 고령층은 물론 기본접종을 마친 성인 모두 추가접종을 받아야 한다”며 “지금 확진자 규모를 안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 겨울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12월, 1월이면 면역이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아직 국민은 왜 추가접종을 맞아야 하는지 모른다. 충분한 설명이 아직 안 된 것”이라며 “흡연자나 고혈압·고지혈증 환자는 항체 형성이 절반 이하로 된다. 백신을 똑같이 맞아도 3~4개월 지나면 효과가 급감한다. 이런 것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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