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中 견제하며 ‘밀월’ 가속화…‘미중 균형’ 고민하는 韓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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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5일 0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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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DB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DB

중국 사안에 대한 ‘미일 밀월’이 가속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 리스크’에 민감한 한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그리는 한미일 3각 협력에서 ‘약한고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성 장관은 13일 미일 외교장관 전화통화를 가졌다.

30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양측은 미일동맹 강화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이번 통화는 1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일 양국 간 공조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양측은 중국의 동·남중국해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며 중국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일 영유권 분쟁이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정한 ‘미일 안보조약’ 5조의 적용 대상이라고 했다.

또한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이른 시일 내 대면 방식의 미일 정상회담, 양국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3일 미일 정상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을 계기로 이뤄진 양국 정상간 면담을 통해 미일 정상이 조기에 만나 회담을 하는 것에 의견일치를 봤다고 보도한 바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당시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조기에 미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취재진들에게 밝히기도 했다.

일련의 상황은 ‘중국 대응’이라는 공통의 과제를 두고 미일 양국 간 밀착이 더욱 가속화 되는 모양새라는 관측이다.

그중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연내 대면 방식의 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다면, 회담이 열리는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군(軍)이 비축하고 있는 차량용 요소수 예비분을 민간에 공급하기 시작한 11일 울산 남구 울산항 인근 주유소에 트레일러 화물 기사가 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다. 2021.11.11/뉴스1 © News1
군(軍)이 비축하고 있는 차량용 요소수 예비분을 민간에 공급하기 시작한 11일 울산 남구 울산항 인근 주유소에 트레일러 화물 기사가 차량에 요소수를 넣고 있다. 2021.11.11/뉴스1 © News1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 국내 경제 등 내부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외정책에 대한 시간 투자를 꺼리는 기류가 감지된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올 연말에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일본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국가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이 되는 것이고 미일관계가 더욱 더 밀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기시다 총리 대외 정책의 핵심은 경제안보와 인권, 한반도 비핵화”라며 “중국이랑 갈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더 밀착될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최근 ‘요소수 수출규제’로 중국이 원자재를 무기화 해 제2, 3의 요소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중국 외교는 상대적으로 중시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이 제기된다.

또한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인 만큼, 양국 간 인적·문화 등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해지고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중국과 공조·협력하는 모습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반대로 미국과의 공조 입장에서는 또다시 ‘약한고리 한국’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과 과거사 문제로 일본과 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 정부와 한미일 3각 협력의 자리를 계속해서 만들며 자연스러운 공조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일 3국은 표면적으로는 ‘공고한 협력’이라는 일치된 목소리가 나오지만, 미일은 ‘대중 견제’, 우리는 ‘한반도 사안’ 쪽에 무게가 실려 있어 속내는 조금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한편 오는 17일 미 워싱턴에서는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열린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16일에는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차관 회담을 갖는다.

또 방미 기간에는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일 외교차관 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협의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같은 경제안보 협력 등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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