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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감염땐 아이 수능에 영향”… 휴가 내고 모임 취소하는 학부모들

입력 2021-11-15 03:00업데이트 2021-11-15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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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가족들 자발적 방역 ‘고삐’
확진 땐 수능 응시는 가능하지만
대학별 고사는 응시제한 불이익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둔 지난 11일 울산 남구 한 고등학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 검사를 마친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직장인 박모 씨(49)는 6일 1년 만에 잡힌 동창 골프모임을 취소했다. 고3인 둘째 아들이 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보는데 아내가 시험 전까지 가족 모두에게 ‘사적 모임 자제’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평소 술자리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들의 12년 노력을 내가 망칠 수 없다는 생각에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부서 회식에 어쩔 수 없이 한 번 참여한 것 빼고는 일절 약속을 잡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능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고3 수험생이나 취업준비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등 가족들이 자체적으로 방역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14일 전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19명으로, 6일째 20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6일 서울 강남의 한 고교에서는 12명이 집단으로 감염됐다.

공인중개사 박모 씨(52)는 고3 아들의 수능을 앞두고 15일부터 사무실에 휴가를 냈다. 박 씨는 “이달 초 동료가 확진자와 접촉해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조마조마했다”며 “직업 특성상 현장에 나갈 일도 많고 여러 사람이 사무실을 오가기 때문에 자칫 아들의 수능시험에 영향을 미칠까봐 휴가를 냈다”고 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다고 수능 응시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도 수능에 응시할 수 있다. 확진 수험생은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서, 자가격리 수험생들은 별도로 마련된 시험장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고3 남동생을 둔 정지원 씨(24)는 “확진자도 수능 응시가 가능하다지만 동생이 불안해할 수도 있고 당일 컨디션이 안 좋을 것 같아 가족 모두 11월에 잡힌 약속을 취소했다. 아르바이트하는 카페 스케줄도 15일부터는 나가지 않는 것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논술과 실기시험 등 대학별 고사는 대부분 확진자의 응시를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험생 가족들은 수능이 끝나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한다. 고3 딸을 둔 이경미 씨(52)는 “딸이 21일 논술고사를 앞두고 있는데 확진되면 응시 자체가 불가능하다. 나와 남편은 직장을 나가기 때문에 수능이 끝나면 딸을 집에만 계시는 부모님댁에서 지내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업도 채용 과정에서 확진자에게 별도의 응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 딸이 2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이모 씨(55)는 “딸이 필기시험 때마다 자가문진표를 작성해야 하는데 혹시라도 이상이 생기면 아예 시험을 못 볼까봐 사람이 많은 곳에는 되도록 가지 않는다”고 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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