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민간인 많은 것 알면서 강행, 증거인멸 위해 불도저로 현장 훼손” 미국이 2019년 3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본거지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어린이와 여성 등 50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는데 이를 미군이 은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이 사건 조사에 참여한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군 수뇌부가 작정하고 사건을 묻었다. 이는 전쟁범죄”라고 증언했다. NYT는 IS를 겨냥한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서 발생한 ‘최악의 민간인 참사’라고 전했다.
NYT가 입수한 미국 정부 기밀문서와 관련자들 증언에 따르면 당시 미군 무인정찰기(드론)가 IS 거점으로 지목된 시리아 바구즈 상공에서 정찰 중이었는데 그 앞으로 F-15E 전폭기가 갑자기 나타났다. F-15E는 500파운드(약 227kg)짜리 폭탄을 투하했다. 이어 2000파운드(약 907kg)짜리 폭탄 두 발을 더 떨어뜨렸다. 그 아래 지상엔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50여 명이 있었다. 12분간의 공습으로 지상에 있던 사람 대부분이 숨졌다.
공습은 미군 특수부대 태스크포스9이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드론으로 해당 지역을 정찰하던 카타르의 미군 연합공군작전사령부도 알지 못했다. 사령부는 드론의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지상에 민간인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습 직후 사령부 장교들은 “도대체 누가 폭탄을 투하했느냐”고 서로 물으며 혼란에 빠졌었다고 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