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오늘 서울 도심서 ‘1만명 쪼개기 집회’ 예고… 경찰 “불법시위 엄정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경찰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예정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불법 집회로 간주하고 집결 단계부터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경찰의 이 같은 방침에도 민노총은 불법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집회 상황에 따라 교통 혼란이 예상된다.

경찰청은 12일 “서울시와 경찰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전국 조합원 수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며 “경찰과 가용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집결 단계부터 원천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에 차벽을 설치하고 임시 검문소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차단선 밖에 모여 기습적으로 불법 집회를 강행하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강제 해산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시설물을 부수는 등 집단적 폭력행위가 나타나면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엄중히 대처할 계획이다.

민노총은 최근 499명씩 70m 간격을 두고 20여 곳으로 나눠 1만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에서는 최대 499명까지 모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민노총 또 도심행진 예고… 경찰 “원천 차단”


하지만 서울시는 민노총의 이 같은 집회 방식이 사실상 같은 장소에서 1만 명이 모이는 단일 집회라고 보고 집회를 금지했다. 민노총의 집회 계획을 ‘편법’으로 간주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 집회이기 때문에 규모에 상관없이 형사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민노총의 집회를 막기 위해 광화문 일대에 ‘간(干)’ 모양의 차벽을 설치한다. 지난달 20일 총파업 집회 때와 비슷하게 ‘서울광장 더플라자호텔 인근∼세종대로 사거리∼광화문광장’의 남북 구간과 ‘서린동 일대∼구세군 회관’의 동서 구간을 가로질러 ‘십(十)자’ 모양의 차벽을 세울 예정이다. 또 청와대 방향으로 향하는 행진을 막기 위해 ‘안국타워·동십자각∼내자동∼적선동’의 동서 구간에도 직선 형태 차벽이 설치된다.

집회 상황에 따라 종로구 사직로와 세종대로, 영등포구 국회대로와 여의대로 등을 통과하는 지하철, 그리고 노선버스, 마을버스에 대해서는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거나 우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집회 참가 목적의 관광버스 등의 진입을 통제할 계획이다.

민노총은 12일까지 홈페이지에 ‘13일 오후 2시 서울 도심’이라고만 밝히고 정확한 장소를 공지하지 않았다. 민노총은 지난달 20일 방역당국의 집회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인근에서 2만여 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도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고 지하철이 일부 역에서 무정차하며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대규모 집회 강행에 따른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전담 수사팀을 편성해 수사하고 주동자는 끝까지 추적해 예외 없이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쪼개기 집회#불법시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