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왜 들이받아” 20대 금수저, 상대 차주 무차별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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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2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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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자료사진. 마세라티 홈페이지
기사와 직접 관계 없는 자료사진. 마세라티 홈페이지
대만의 ‘금수저’가 자신의 고급 승용차를 들이받았다는 이유로 대학생을 때려 혼수상태로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대만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타이중시에서 대학생 송모 씨(18)가 장모 씨(23) 등 2명에게 무차별 구타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송 씨의 승용차가 장 씨의 마세라티를 들이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음주 상태였던 장 씨 일행은 야구방망이로 송 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뇌출혈이 발생한 송 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폭행을 가한 장 씨는 대만 식품제조업체 바이꾸이식품 사장의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장 씨가 몰던 마세라티 차량은 그의 어머니 명의로, 358만 대만달러(한화 약 1억 5000만 원) 상당의 고급 차다.

장 씨와 함께 동석한 친구들도 모두 대만의 ‘금수저’로 드러났다. 운전자 리모 씨(25)와 동승자 천모 씨 역시 사업가 집안 출신으로, 셋은 주점에서 술을 마시며 알게 된 사이로 알려졌다.

송 씨 지인들은 “장 씨 일행이 송 씨의 머리를 필사적으로 때렸다”라며 “경찰에게는 ‘쌍방 폭행’이라고 주장했다”라고 말했다. 폭행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금수저들’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바이꾸이식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악성 댓글이 쏟아졌고 구글에서는 ‘별점 테러’를 당했다.

결국 장 씨 아버지는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금수저’가 아니다. 과거 아들이 실수했을 때 엄하게 훈육했지만, 이것이 폭력적인 성향으로 이어졌다”라며 “피해자와 가족, 사회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홈페이지에도 사과문을 올려 “자녀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들이 큰 죄를 저질렀다. 아들이 법에 따른 처벌을 달게 받도록 하고 피해자와 가족에게 치료비 등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장 씨의 부모는 송 씨가 입원한 병원에도 직접 찾아가 무릎 꿇고 사과했지만 송 씨 측은 “그런 사과는 아무 소용 없다. 병원을 찾았다는 이유로 기회를 줄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장 씨 일행을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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