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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집값, 지금이 고점이다” vs “내년에도 오른다”

입력 2021-11-12 11:06업데이트 2021-11-1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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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아파트 단지. 2021.7.13 / 뉴스1
“이제 집값은 오를 만큼 올랐다” VS “아니다. 내년에도 집값은 오른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정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집값 고점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들은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등을 통해 공개되는 집값 상승률이 눈에 띄게 낮아지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 주택매물이 늘어나고, 주택수급지수 등 각종 부동산 관련 통계에서도 과열됐던 분위기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민간 연구소들은 내년 경기 전망 등을 통해 부동산 경기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경기 회복과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과 올해보다 불안해질 전세시장 등이 집값 상승세를 불러올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내년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을 통해 쏟아져 나올 각종 개발 공약이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집값 상승률 등 각종 부동산 통계 힘 빠진다
“지금이 부동산시장 안정의 중요한 기로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열린 ‘제 3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상승 추세가 이어졌던 주택시장이 최근 주춤하고, 시장심리 변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달 10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많이 꺾였다”며 집값 고점론을 이어갔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28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주택시장에 대해 “과열 국면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강해지는 양상”이라며 홍 부총리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이처럼 정부 관계자들이 고점론을 자신감 있게 내놓는 가장 큰 근거는 집값 상승률의 둔화에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2주차(8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22% 올라 전주(0.23%)보다 상승폭이 작아졌다.

서울도 전주 대비 0.14% 올랐지만 상승폭은 3주 연속 줄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경기도와 인천지역의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수도권도 0.23% 상승에 그치면서, 5주 연속 상승폭이 둔화됐다.

지방에서는 대구의 아파트값이 작년 5월 11일 이후 1년 반 만에 보합세(0.0%)로 바뀌었다. 수성구와 달성군의 아파트값은 소폭 올랐으나 새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와 거래 부진으로 남구와 동구의 아파트값이 떨어진 게 원인이다.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1주차(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보다 0.2포인트 낮은 100.7을 기록하며 8주 연속 하락했다. 이는 올해 4월12일(100.3) 이후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있는 서북권의 매매수급지수는 1주차에 99.8을 기록하면서 4월26일(98.9) 이후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율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다는 뜻이고, 200에 가까울수록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매물도 점차 쌓여가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3879건으로 전월대비 6.7% 증가했다. 경기는 전월대비 12.1% 증가한 7만5390건, 인천은 17.1% 증가한 1만5595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건설업체의 경기 전망도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11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자료에 다르면 서울지역의 HSSI는 90.9로 전월 대비 3.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서울의 HSSI는 올해 6월 118.4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계속 하락 추세다.

HSSI는 주택 공급자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전망이 현재보다 긍정적임을, 미만이면 그 반대로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 내년에도 전세시장 불안에 대선 등 호재 잇따라
하지만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일제히 내년 주택 가격의 상승을 점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0일 내놓은 ‘11월 경제 브리프’에서 “내년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3.7%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른 대출규제 강화, 주택공급확대로 인해 올해 보단 상승폭이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내년에 경기침체 또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이에 앞선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2022년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내년 전국과 수도권 매매가격이 2%, 3% 각각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심화 가능성,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서 등 정치변수로 인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전세가 많이 오르면서 매매와 전세 차이가 줄어 갭투자와 기존주택 매매에 대한 유인이 커지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2년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수도권으로 투자수요가 집중되면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낮은 미분양 재고와 개발호재(GTX 등)에 따라 투자수요가 늘어나 가격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있는 수도권으로 투자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내년 건설시장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주택 수주, 착공실적 등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비주거용 건물투자도 나아지고 있다”며 “정부의 사회기반시설 및 지역균형발전 투자 확대와 더불어 신규 주택공급 계획 등에 힘입어 2022년 건설투자는 연간 2.8%로 예상되는 등 증가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책연구소인 국토연구원도 내년 집값 상승을 예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식적인 자료는 아니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자료에서 노출된 내용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국세 수입 예산안을 작성하면서 양도소득세 추계에 국토연구원 자료를 활용했다. 여기에서 국토연구원은 내년 수도권 집값이 올해보다 5.1%, 지방은 3.5%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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