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토종 애니… ‘태일이’ ‘무녀도’ 흥행 도전장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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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일대기-김동리 소설 다뤄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전태일 열사의 일대기를 그린 토종 애니메이션 ‘태일이’의 한 장면(위쪽 사진). 아래쪽은 이달 24일 개봉하는 ‘무녀도’에서 ‘모화’가 씻김굿을 하는 장면. 명필름·연필로 명상하기 제공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전태일 열사의 일대기를 그린 토종 애니메이션 ‘태일이’의 한 장면(위쪽 사진). 아래쪽은 이달 24일 개봉하는 ‘무녀도’에서 ‘모화’가 씻김굿을 하는 장면. 명필름·연필로 명상하기 제공
토종 애니메이션 2편이 늦가을에서 초겨울로 이어지는 극장가에 잇달아 선보인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태일이’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한국 노동 운동사의 상징적 인물인 전태일 열사의 일대기를 다룬다. 1995년 배우 홍경인 주연의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2003년부터 연재된 최호철 작가의 만화 ‘태일이’가 그의 일대기를 다룬 바 있지만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다.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한국 애니메이션 개봉 역사상 최고치인 220만 명 관람 기록을 세운 명필름이 10년 만에 내놓은 애니메이션이어서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는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동대문시장과 거리 등 서울 풍경을 생동감 있게 되살려냈다. 동대문평화시장 건물이 나오는 장면 등 일부 장면은 실사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됐다. 시장 내부 소규모 봉제공장들의 다락방 구조는 물론이고 공장 내부에 떠다니는 먼지까지 구현해낸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은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간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든다.

전 열사, 그의 어머니, 아버지 역을 각각 맡아 목소리 출연을 한 배우 장동윤, 염혜란, 진선규의 연기력은 실사 영화 못지않게 관객을 집중시킨다. 절제된 모성애를 보여준 염혜란의 연기는 관객을 여러 번 울컥하게 만든다.

‘태일이’의 홍준표 감독은 11일 열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열사로서의 전태일보다) 우리와 비슷한 ‘동료 태일이’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전 열사의 분신에 중점을 둔 것과 달리 ‘태일이’는 분신 장면을 간략하게 다룬다. 홍 감독은 “(분신에 이르는) 그 과정에서 태일이가 이야기하고자 한 것과 그가 동료들과 어떤 일상을 보냈는지에 더 집중했다”고 했다.

‘태일이’는 토종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탓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2억 원을 모으는 등 제작비 30억 원을 어렵게 마련했다. 크라우드 펀딩 참여, 전태일재단 계좌 입금 등을 통해 2만 명이 넘는 국민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달 24일 개봉하는 ‘무녀도’는 김동리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 애니메이션. 미혼모이자 무녀인 모화는 무속신앙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삶의 위기를 맞는다. 어린 시절 절에 보낸 아들 욱이가 10년 뒤 기독교인이 돼 돌아오면서 모화와의 갈등은 본격화된다. ‘소나기’ ‘봄봄’ 등 한국 근대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의 안재훈 감독이 연출했다. 뮤지컬계 스타인 소냐가 모화 역을, 김다현이 욱이 역을 맡아 목소리 출연을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토종 애니메이션#태일이#무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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