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美외교관, 택시 들이받곤 조치없이 달아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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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서기관 등 4명탄 외교차량
출동한 경찰관 조사도 거부해
경찰, 내사나서… 외교부 “엄중대응”

주한 미국외교관이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해 경찰이 내사(입건 전 조사)에 나섰다.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주한 미국외교관 2등 서기관 등 4명이 타고 있던 외교차량이 10일 오후 5시 35분경 서울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차선 변경을 하며 택시 뒷면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택시의 차체가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인 외교관은 사고를 낸 뒤 택시 운전사의 항의에도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용산 미군기지 인근까지 주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택시 운전사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 경찰관의 요구에도 창문을 내리지 않은 채 음주 측정과 진술 등을 일절 거부했다고 한다. 이 차량은 관사가 있는 미군기지 영내로 들어갔지만 경찰은 법적 근거가 없어 내부로 진입하지 못했다.

택시 운전사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외교관이 사고 후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택시 운전사가 제출한 블랙박스 영상과 진술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상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해당 외교관을 추후 조사해 사고 발생 경위와 고의로 도주한 것인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주한 미국대사관 측에 조사 협조 요청과 함께 면책특권 행사 여부에 대한 질의 공문을 보냈다.

이날 사건에 대해 미국대사관은 “사건 관련 언론 보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 법 집행 당국에서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수사 종결 전까지는 추가 해명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관련 경로를 통해 (해당 사건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 이번 건에 대해서 우리 수사당국과 협력하에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미국외교관#사고현장 이탈#외교차량 사고#엄중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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