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버팀목’ 동학개미 짐 싸나…1년만에 순매도 3가지 이유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7시 23분


코멘트
© News1
© News1
일명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일까. 11월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월간 기준 1년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증시 부진과 미국시장·암호화폐시장의 상대적 강세, 대주주 요건 회피 매물, 정부의 대출규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11월들어 8거래일간 코스피 시장에서 총 4293억원을 팔아치웠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2조7836억원) 이후 1년만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발길이 줄어들자 거래도 마르고 있다. 11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532억원으로 지난 9월 이후 세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올해 1월(26조4778억원)과 비교하면 58.2%나 감소했다.

증시 대기자금인 예탁금도 증가세가 꺾였다. 지난 9일 기준 개인 증권계좌 예탁금은 65조4578억원으로 고점(5월3일·77조9018억원) 대비 12조원 넘게 줄었다.

◇ 미국 증시·코인은 나는데, 코스피는 부진 늪…‘디커플링’에 맘 떠난다

코로나19발 폭락장 이후 국내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해온 개인투자자가 코스피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코스피 시장의 부진과 미국 증시, 암호화폐 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꼽힌다. 코스피의 절대·상대 수익률 부진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 시장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월간 기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코스피 종가는 2930.17로 올해 고점이었던 지난 6월25일(3316.08) 대비 11.6%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 증시는 연일 지붕을 뚫고 있다. ‘미국 증시는 나는데, 한국 증시는 기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뉴욕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은 지난 9일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신고점을 경신했다. 이에 10월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결제금액이 4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수개월에 걸친 조정을 끝내고 달리고 있다. 지난 9일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은 개당 6만8530달러로 신고점을 경신했다.

◇ 찬바람 불면 ‘팔자’…대주주 양도세 회피 영향도

연말이 가까이 오자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한 매물도 나오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한 종목의 지분을 1% 이상, 혹은 10억원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차익의 20~2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지난해 정부는 올해부터 보유액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춰 과세대상을 확대하려고 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반발로 내년까지 10억원 기준을 유지한다.

양도세를 피하려면 대주주 확정 시점(12월28일) 이전까지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데, 통상 요건에 해당하는 투자자들은 10월부터 처분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었던 지난해에도 유독 11월에 개인투자자들의 매도가 강하게 나왔던 이유로도 양도세 이슈가 꼽힌다. 지난해 개인은 월간 기준으로 11월에만 순매도를 기록했다.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출 가능성이 나왔던 지난해보다 매도 규모가 많지는 않지만 여전히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 당국의 ‘빚투’ 조이기·금리 급등…‘매파’ 정책 영향도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매파적(긴축적) 통화·재정정책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대출 조이기의 일환으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 관리에 나섰다. 이 영향으로 지난 9월말 역대 최고수준인 25조원대로 치솟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9일 기준 23조8457억원으로 2조원 가량 감소했다.

한국은행의 매파적 기조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도 주식시장의 상대적 매력도를 떨어트렸다. 최근에는 국고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며 3년물 기준 2%를 뚫기도 했다. 이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최소 3차례 이상 반영한 수준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의 채권 대비 상대 기대수익률(일드갭)은 7.1%포인트(p)로 하락했는데, 이는 2010년 이후 장기 평균인 7.8%p를 밑도는 수준”이라며 “개인 투자자 자금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막대한 규모로 유입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스피 일드갭 상승이 있었는데,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일드갭 하락으로 개인자금 유입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채권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의 상대적 매력을 저하시켰으며 개인자금 유입 둔화와 주가 부진으로 이어져 이중고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