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내주 첫 화상회담… “역사 전환점” vs “싸우면 모두 다쳐”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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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뉴욕행사서 정상 서한 공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의제 산적
비자 발급제한 완화 합의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주 화상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10개월 만에 시 주석과 갖게 되는 첫 정상회담이다. 지난달 초 양국이 ‘연내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뒤 의제와 시기 등을 한 달 넘게 조율해온 끝에 막바지 물밑 작업이 이뤄지는 단계로, 날짜 확정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두 정상은 2월과 9월 두 차례 통화를 했다. 10일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블룸버그 보도와 관련해 “두 정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상시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양국은 정상회담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회담은 중국의 핵무기 생산 가속화를 비롯한 군사력 증강 움직임, 대만 압박, 홍콩 신장 티베트에서의 인권 침해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 기술 산업에 대한 견제 등에 베이징이 반발하면서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양국 간에 주목할 만한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양국 간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며 “구체적 결과물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폴리티코 등 미국의 일부 언론은 양국이 영사관 재개와 비자 발급 제한 완화 등에 합의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미국은 작년 7월 휴스턴에 있는 중국영사관을 폐쇄했고 이에 중국이 쓰촨성에 있는 미국영사관 폐쇄로 맞대응하면서 이 지역 영사 업무가 중단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9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의 비영리단체 ‘미중관계 전국위원회’ 만찬 행사에 보낸 축하 서한을 통해 “중-미 관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로 양국의 근본 이익은 물론이고 세계 운명과 관련돼 있다”며 “양국이 협력하면 모두 이익을 얻지만 싸우면 모두 다친다. 협력만이 유일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했다. “미국과 함께 중요한 국제 문제에 대응하고 이견을 잘 관리해, 양국 관계가 안정적인 궤도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서한을 보내 “오늘날 세계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부터 기후변화 위기 대응까지 미중 관계는 전 지구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바이든#시진핑#화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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