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혁신도시서 미래 인재 육성해 ‘K-스마트 교육’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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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혁신도시 이전 기관과 국토부 주관 교육시범도시 사업 추진
“AI-5G 실습 기반 창의 인재 키워 교육-고용-성장 선순환 기틀 마련”

충북 진천군 초평초등학교에서 K-스마트 교육시범도시 구축사업의 하나인 인공지능(AI)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북 진천군 초평초등학교에서 K-스마트 교육시범도시 구축사업의 하나인 인공지능(AI)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사과’와 ‘신호등’처럼 상관없는 것 같은 단어를 연결해 하나의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재미있어요.”

8일 오후 충북 진천군 초평초등학교(교장 최연호) 실내체육관.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수업 발표회’에서 5학년 성권모 군(11)이 저학년 동생들에게 ‘지식그래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었다. 지식그래프는 마인드맵처럼 하나의 대상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그물처럼 연결해 그래프의 형태로 나타내는 방법이다. 성 군은 “사과라는 단어를 통해 ‘얼굴’을, 신호등에서는 ‘기다림’이라는 단어를 연결해 ‘빨갛게 잘 익은 사과같이 예쁜 친구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길고 긴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보겠어요’라는 문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 양성

수업은 진천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K-스마트 교육시범도시 구축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이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혁신도시 브랜드 국책사업이다. 진천군은 디지털 교육인프라 구축과 미래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혁신도시로 옮겨온 공공기관과 지역교육청 등과 함께 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초평초에서 진행된 수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형 지역혁신리더를 키우기 위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 학교 송재영 교사(46)는 “교사들도 처음에는 생소한 내용이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공부모임을 만들고, 직무 연수 등을 통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접할 수 있는 노하우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초평초는 물론이고 지역 31개 학교 1500여 명의 초중고생 학생들이 모두 AI 교육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KAIST도 힘을 보탰다. 지역 소프트웨어 강사와 AI 중심교육, 해커톤 경진대회 운영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이다. 지난달 1일에는 KAIST 융합교육연구센터와 ‘KAIST 진천 인공지능 교육센터’ 구축을 위한 현판제막식도 가졌다. 오은주 진천교육장은 “이론보다는 체험과 실습 위주의 교육을 중심으로 해 공부를 놀이로 인식, 스티브 잡스 같은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K-메타버스 허브로 육성

K-스마트 교육시범도시 구축사업은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대한민국의 K-교육을 이끌겠다’는 진천군의 꿈이 담겨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교육-고용-성장(재투자)의 선순환 지역발전 기틀을 마련해 비수도권 지자체의 지속가능발전 모델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그 시작은 지난해 6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진천교육청과 맺은 ‘포스트코로나 및 4차 산업혁명 대응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이다. 이후 숱한 회의와 아이디어 공유 등을 통해 공공기관 선도 혁신도시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이 방안은 전국 10개 혁신도시를 대상으로 한 심사과제 발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발표를 한 이경희 진천군 K-스마트교육팀장은 “하드웨어 중심의 내용으로 된 타 혁신도시와 달리 AI와 5G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스마트교육을 교육대표 기관이 이전한 충북혁신도시와 협업하겠다는 내용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큰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1년 단위 사업임에도 혁신도시 가운데 최대인 47억5500만 원을 지원받게 된 진천군은 △언택트 교육특화 △5G 실감콘텐츠 활성화 기반 구축 등 2개 분야의 6개 전략사업을 마련했다. 이를 지역 초중고교는 물론이고 혁신도시 오픈랩, 창의미래교육센터 등에서 진행해 학생과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군은 이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가칭 ‘K-메타버스 미래허브’ 구축 사업도 구상 중이다.

충북혁신도시를 가상의 도시 공간으로 만든 뒤 학생과 주민들이 이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과 세계로까지 이어지는 K-스마트 교육의 모델로 삼겠다는 게 군의 목표이다.

송기섭 군수는 “진천에서 시작된 K-스마트교육이 도화선이 돼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며 “차세대 글로벌 혁신인재를 만드는 이 사업에 정부 관련 부처의 관심과 예산 지원이 뒤따르기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스마트 교육#충북혁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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