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며들다’…삶 속에서 숨 쉬는 ‘우리춤 클리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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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0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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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턴을 통해 듣는 조성진의 세계같이, 오래된 작품을 풀어내는 현대적 감각을 전통예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사군자를 그리는, 민요를 부르는 우리 춤을 추는 마음에 담겨 있습니다. 춤을 만들고 추었던 옛 방식을 찾아 습득하고는 이후, 자신의 세계를 입힙니다. 옛 춤이라고요? 아니요! 매일 매일의 오늘 춤입니다』 – ‘우리춤 클리셰 中’

우리나라 ‘전통춤’을 이라고 하면 우리는 어떤 모습을 떠올릴까. 대개는 조용한 극장에서 정제되면서 절도 있게 춤을 추는 프로들의 모습을 떠올리거나 사극에서 한복을 입은 여인들이 팔을 휘저으며 빙빙 도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또 우리 것이라 알고 싶지만 ‘옛것’이라는 이유로 다가가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박성호 무용가의 ‘우리춤 클리셰’는 그런 우리의 편견을 깨준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원치 않은 공백기를 가졌던 박 무용수가 평상시 써놓았던 글을 모아놓은 ‘우리춤 클리셰’는 30년간 함께 했던, 그의 삶과도 같은 춤, 그리고 춤과 연관된 추억 등을 떠올리며 쓴 에세이다.

“우리 춤은 진부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주고 싶었다”는 마음으로 쓴 박 무용수의 ‘우리춤 클리셰’는 일상을 통해 만난 춤, 그리고 우리 춤을 제대로 관람하고 잘 추는 방법, 그리고 우리 춤의 종류와 그 내용 등을 단순한 설명서가 아닌 일기나 편지처럼 써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특히, 살풀이춤을 추며 아버지와 내면에서 화해했던 기억, 같은 장단 속에서 자유롭게 춤을 췄던 추억, 인간문화재 고 이매방 선생과의 만남 등 글 속에 스며든 ‘춤’은 독자들로 하여금 춤에 대한 긍정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우리 춤사위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우리말 클리셰’는 글로만 춤을 설명하지 않는다. 각 장마다 QR코드가 삽입돼 우리 춤을 영상으로도 관람할 수 있다.

무용가 박성호는 현재 국립국악원 무용단 지도단원, ‘전통예술 Lab Ho’의 대표로 지내고 있으며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이다. 2014년에는 KBS 국악대상 무용상 수상, 20006년에는 KBS 국악경연대회 무용부문에서 장원했다. 박성호 지음, 도서출판 우리에뜰 펴냄.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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