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정치

尹 “캠프 아닌 黨 중심으로” 밝혔지만… 이준석, 캠프 물갈이 압박

입력 2021-11-09 03:00업데이트 2021-11-09 03:0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선대위 구성 놓고 신경전
이준석이 건넨 ‘비단주머니’ 2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운데)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왼쪽)에게 받은 비단주머니 2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윤 후보는 “그동안 대선 경선을 준비해 오신 것을 보니 이런 게 한 몇 박스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윤 후보를 위해 여권 공세를 돌파할 계책을 의미하는 비단주머니를 “20개쯤 준비했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야당 대선을 총괄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간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윤 후보는 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선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 전 위원장은 물론이고 이 대표도 대대적인 ‘인적 물갈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윤석열 캠프 내부에서도 반발이 터져 나오는 등 선대위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尹 “대선은 당이 중심이 돼야” 했지만…

윤 후보는 8일 ‘당무 우선권’을 쥔 대선 후보 자격으로 최고위원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그는 “선거가 특정 캠프의 선거가 돼버리면 집권 후에도 유사 독재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며 “경선은 캠프 중심으로 가더라도 대선은 당이 중심이 되고, 당 밖에 계신 분들에 대해 외연과 지지 기반을 확장하는 선거운동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당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현안보고에서도 윤 후보는 “광흥창팀, 금강팀이다 하는 소수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 운동이란 게 결국 집권 후 소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늘 흐른다”고 했다. 여권의 전·현직 대통령이 소수로 운영했던 대선 캠프를 겨냥하며 자신은 측근으로 당 선대위를 구성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광흥창팀과 금강팀은 각각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핵심 참모그룹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그래도 경선캠프 과정 중 어쨌든 승리한 캠프이고 공이 있는 분들을 배제하거나 이런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해 윤 후보와 이견이 있음을 공개했다.

○ 김종인 “‘자리 사냥꾼’들로는 어렵다”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는 윤 후보를 향해 선대위 전면 재구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된 신동아 창간 90주년 대담에서 “대선 입후보하는 분들을 보면 공식 후보가 된 다음에 사람이 좀 변하는 성향들이 있다”며 “윤 후보가 (경선에서) 일반 여론조사는 11%포인트 가까이 졌다. 선대위 구성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특히 “내가 캠프에 모이는 사람들을 가리켜 ‘자리 사냥꾼’이라고 얘기한다”며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잘 선별 못 하면 후보 당선에도 문제 있을 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캠프가 자기를 후보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를 갖고 대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도 했다. 자신이 선대위에 참여하려면 먼저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이 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위한 “선결조건”을 거론하면서 “전면 재구성, 자리를 비우는 과정이 있어야 된다. 그 부분에서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고 김 전 위원장과 보조를 맞췄다.

○ 권성동 비서실장 임명 두고도 당내 논란

이에 윤석열 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6일 일부 캠프 인사들에 대해 ‘하이에나’라는 표현을 쓴 것을 비판하며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거나 비하 발언이 될 수 있는 용어는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구상은) 궁극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윤 후보가 당내 최측근이자 캠프 좌장인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을 두고도 당내에선 논란이 오갔다. 윤 후보 측은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절충해 권 의원을 선대위 조직에 기용하지 않고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이라고 했지만, 당내에선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의 요구를 윤 후보가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권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는 (내게) 경선에서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을 진심으로 모시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 했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