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먹는 치료제 상용화 초읽기…국내엔 내년 1분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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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7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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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먹는 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돼 코로나19 팬데믹 ‘게임 체인저’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의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지난 4일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은 데 이어 미국 제약사 화이자도 알약 형태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의 임상시험 결과를 5일 공개했다. 특히 입원·사망 위험을 89%까지 줄였다는 점에서 기대를 받는다.

이들의 치료제가 우리나라의 재택치료 확대와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코로나’ 연착륙에 도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Δ효능 Δ복용법 Δ안전성 Δ공급 Δ가격 등 구체적인 비교가 필요하다.

정부는 MSD와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20만명분에 대한 구매계약을, 화이자와는 치료제 7만명분에 대한 구매약관을 각각 체결했다. 이달 중 13만4000명분에 대한 치료제 추가 확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치료제 효과, 화이자가 조금 나은 듯…둘 다 안정성은 불확실

화이자와 MSD는 당뇨병, 심장병 등이 있어 중증 가능성이 높은 성인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화이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2·3상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확률을 단순 비교하면 화이자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MSD의 몰누피라비르보다 효과는 더 좋다. 증상 발현 3일 이내 ‘팍스로비드’를 투여한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89%, 증상이 나타난지 5일 내 약을 복용할 경우 이 확률이 85%까지 감소했다.

MSD는 증상 발현 5일 내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을 때 입원·사망 확률이 약 50%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영국은 세계 최초로 몰누피라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화이자와 MSD 두 회사 모두 현재까지 일부 대상자에 투여한 임상 결과만 내놓은 터라 얼마나 많은 이에 투약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지 모른다. 안전성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아직 없지만, 두 회사 모두 자사 치료제가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화이자는 임상시험에서 팍스로비드와 위약(가짜약)을 복용한 환자 모두 약 20% 정도의 경미한 이상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중대할 만한 부작용은 치료제 투여 환자의 1.7%, 가짜약 투여 환자의 약 6.6%에서 보고됐다.

MSD는 몰누피라비르 투여 환자의 12%, 위약 투여자 11%가 치료제 관련 부작용을 겪었다고 했다. 특히 몰누피라비르와 같은 계열의 약은 동물 실험에서 기형 유발과 연관성이 지목된 바 있다. 이에 회사는 인체 사용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높은 용량을 사용해 진행한 임상에서는 기형이나 암을 유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내년 말까지 화이자, 5000만명분 · MSD, 2000만명분 생산 방침

화이자와 MSD 치료제 모두 5일 동안 투여해야 한다. 팍스로비드는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씩 각각 세 알을 복용해야 한다. 몰누피라비르는 아침과 저녁, 두 차례 각각 네 알을 복용해야 한다.

화이자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증식할 때 필요한 효소들을 차단하는 ‘프로테아제 억제제’로 고안됐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이른바 ‘에이즈’ 치료제로 쓰이는 리토나비르와 함께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리지백)와 MSD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는 바이러스의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한다. MSD는 몰누피라비르가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두 회사 모두 전 세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공급 확대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화이자는 연말까지 18만명분, 내년 말까지 5000만명분을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고 MSD는 1000만명분, 내년에는 2000만명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MSD의 몰누피라비드 170만명분을 선구매 계약했고, 화이자 팍스로비드 역시 수백만 명 분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몰누피라비르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화이자도 빠른 시일 내에 미 FDA 등 전 세계에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고소득 국가들에 몰누피라비르만큼 비슷한 가격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MSD는 5일치 몰누피라비드에 700달러(약 83만원)의 가격으로 미국 정부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화이자도 선진국과 이를 기준으로 협상을 할 전망이다.

◇무증상·경증 환자 재택치료에 큰 도움 기대…정부, 내년 초 도입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위한 치료법은 여전히 한계가 있어왔다. 입원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저질환이 있어 중증 악화 위험이 높은 확진자는 의사판단 아래 정맥주사 형태의 항체치료제를 투여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올 경우 전문가들은 재택치료가 더 용이해지고 입원 가능성을 크게 줄여, 현장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재택치료 전면 확대에 대응하고 확진자를 조속히 치료하기 위해 경구용 치료제를 적극 도입·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1분기 경구용 치료제 40만4000명분을 도입한다.

이에 올해 9월 MSD와 몰누피라비르 20만명분 구매계약을, 화이자 팍스로비드 7만명분의 선구매 약관을 각각 체결했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 임상 진행상황과 허가당국의 승인여부를 살펴 13만4000명분의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이달 내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경구용 치료제는 기저질환 및 고령 등 고위험 요인을 가진 코로나19 경증·중등증 환자에 처방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식약처 사용 승인 후 결정할 것”이라며 “이후 확진자 발생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가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회사들이 계획대로 많은 양을 만들어낼지 관건이다. 화이자는 큰 회사라 많은 물량을 만들 수 있을 테고, 정부도 물량을 제때 확보할 수 있다면 재택치료와 일상회복을 전환하는 데 있어 경구 치료제가 상당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교수는 “화이자는 아직 FDA에 승인신청을 한 것은 아닌데 올해 안으로 승인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외국보다 우리가 위중증 이환·사망률이 낮은 편이지만 내년 초에 도입되면 (위중증, 사망자) 증가세를 막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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