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사들, 항공기 안전 고려 5G 서비스 한달 연기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5일 1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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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AT&T사와 버라이즌통신사가 항공기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는 미 연방항공청(FAA)과 협의를 위해 다음달 5일로 예정했던 5G 서비스를 한달 더 늦추기로 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FAA는 날씨가 안좋은 상황에서 항공기가 착륙할 때 조종사들이 사용하는 자동운항장치 등 일부 장치의 사용을 중지하도록 하는 명령을 내릴 계획이었다. 이는 지상 무선중계탑에서 발신하는 5G 주파수가 이들 장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다.

항공당국은 이 규제로 5G 중계탑이 설치된 미 전역 46개 대도시 지역에서 여객과 화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FAA 관계자가 밝혔다.

통신회사 관계자들은 현재 사용 예정인 5G 신호가 항공장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면서 추가적인 항공안전조치가 필요없다고 주장해왔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이미 5G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연방통신위원회(FCC)는 FAA와 함께 이번 조치가 통신사들의 자율적 조치라고 밝혔다. “항공안전과 기술 선도력 모두 국가적 중요성이 큰 사안이며 두 회사도 오늘(4일) 발표로 이를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은 100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내년초에 문제가 되고 있는 C-밴드를 사용한 5G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AT&T는 FCC 및 FAA와 계속 협의할 것이며 “과학과 자료에 근거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주가는 이날 각각 2.1%와 1.5% 하락했다.

C-밴드는 3.7~4.2 기가헤르츠의 무선 주파수를 사용한다. 두 통신회사는 이 주파수 사용권을 사기 위해 수백억달러를 투입했으며 위성가입자에 대한 보상과 새 장비 설치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번 한달 유예로 당장 두 회사가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는 않더라도 이미 가입자의 4분의 3 이상이 5G 스마트폰으로 교체한 상황에서 큰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워싱턴의 민간 단체 퍼블릭 널리지(Public Knowledge)의 통신 전문가 해럴드 펠드는 “5G 실시시기가 확정되지 않으면 모든 투자 사이클이 뒤죽박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AA는 항공기의 무선 고도계 사용을 중지하는 명령을 내릴 예정이었으며 FAA와 FCC가 이 문제를 두고 한달 이상 씨름을 해왔다. FAA는 항공기의 착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5G 중계탑의 위치, 출력, 각도 등을 연구해왔다.

FAA 명령 초안에는 “현재로선 FAA가 어느 공항, 어느 지역에서 항공기가 영향을 받는지를 결정할 방법이 없다”면서도 5G의 간섭이 “항공기의 안전한 비행과 착륙를 해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번주 초 FAA는 조종사, 항공사, 우주선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5G 간섭가능성을 경고했었다.

FCC는 2020년초 항공 운행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 항공장비가 사용하는 4.2~4.4 기가헤르츠를 “보호 밴드”로 지정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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