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병 앓는’ 김영희 “흉측한 동물 보듯…나도 사람”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1월 2일 20시 16분


코멘트
전 농구선수 김영희. 유튜브 근황올림픽
전 농구선수 김영희. 유튜브 근황올림픽
전 농구선수 김영희가 근황을 전했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 주역인 그는 전성기였던 1987년 ‘거인병’으로 불리는 말단비대증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태다.

김영희는 유튜브채널 근황올림픽을 통해 지난 1일 “얼마 전에 크게 아파 2개월 동안 입원을 했다”며 “장기가 커지는 게 거인병 증상이다. 이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피가 많이 고였다더라. 힘든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은메달을 획득했던 LA올림픽을 떠올렸다. 김영희는 “(당시) 키가 제일 컸다. 다른 나라 선수들이 절 의식해서 쳐다보곤 했다. 그때 키가 2m 5cm였다”고 했다. 이어 “(서울로 돌아와) 카 퍼레이드도 했다.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고 회상했다.

전성기를 누리던 그에게 뜻하지 않은 시련이 찾아왔다. 1987년 11월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은 것이다. 김영희는 “훈련 도중 반신마비가 오면서 앞이 안 보였다. 큰 혹이 시신경을 눌러 눈을 모두 실명할 뻔 했다”며 “하루에 진통제를 15알 이상 먹고 버텼다”고 털어놨다.

특히 사람들의 시선이 힘들었다는 김영희는 “등 뒤에서 남성들이 ‘와 거인이다’ ‘남자야 여자야’ ‘저것도 인간인가’라며 웃더라. 한 할머니는 흉측한 동물을 보듯 놀라시더라. 그때 제가 ‘죄송하다. 저도 사람이다’라고 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영희는 최근 입원으로 인해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매달 나오는 체육 연금 70만 원으로 한 달을 산다. 보름 만에 다 없어지기도 한다. 이번에는 입원하면서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후배 농구인들에게 도움을 받은 이야기를 꺼냈다. “후배 서장훈이 몇 번 은행 통장으로 입금해줬다. 같이 운동한 허재 감독도 돈을 보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끝으로 그는 “너무나 커서 많은 사람에 부담을 드리는 게 죄송하지만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전 농구선수 김영희. 유튜브 근황올림픽
전 농구선수 김영희. 유튜브 근황올림픽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