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배우 섭외 비결은?”… 신예 홍의정 감독과 영화 수다

김기윤 기자 입력 2021-10-29 03:00수정 2021-10-29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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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영화제 ‘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화제
홍감독 영화 ‘소리도 없이’ 두고 장면-배우-고충 등 궁금증 대화
28일 제6회 충무로영화제의 ‘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행사에서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홍의정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네이버TV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화면 캡처
“밤새워 얘기해도 모자랄 만큼 귀엽고 끔찍한 영화입니다. 이 훌륭한 배우들은 다 어떻게 찾으셨나요?”

28일 제6회 충무로영화제의 ‘쌀롱 드 씨네마: 감독이 감독에게 묻다’ 행사에서 봉준호 감독이 장편영화 ‘소리도 없이’로 주목받은 신예 홍의정 감독에게 건넨 질문이다. “묘한 뉘앙스가 가득한 재미난 영화”라며 작품을 칭찬하던 봉 감독은 여러 촬영현장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과 고충도 털어놓았다. 홍 감독은 “신경 썼던 작은 부분들까지 물어봐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이날 봉 감독은 미국 시카고에 체류 중인 홍 감독과 화상으로 즐거운 영화 수다를 벌였다. 두 감독의 만남을 네이버TV 생중계로 지켜본 팬들은 “오랜만에 봉 감독님 얼굴 봐서 좋다” “최고 거장과 최고 신예의 조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홍 감독은 지난해 10월 개봉한 그의 첫 장편 ‘소리도 없이’로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신인감독상을, 백상예술대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시체 수습을 하며 살아가는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이 유괴된 열한 살 소녀 ‘초희’(문승아)를 억지로 떠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유괴, 인신매매 같은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지지만, 정작 영화 속 인물들은 천연덕스럽고 해맑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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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영관에서 작품을 봤다는 봉 감독은 “스토리를 압축하면 한 페이지 안에 모든 게 담기는 앙상한 영화가 있는 반면 이 작품은 뉘앙스가 너무도 풍부하다”며 “알록달록한 색채로 칠해진 화면에서 선악의 경계를 해맑게 넘나드는 이들 사이로 기묘한 서늘함이 흐른다. 그 서늘함이 이 영화가 가진 힘”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자신이 보고픈 것만 보려는 세태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당장 우리 눈앞에 안 보이는 끔찍함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봉 감독은 영화의 세 축을 이루는 주연 배우 유아인, 유재명, 문승아는 물론 조연 배우들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았다. “이 배우들을 어떻게 알고 섭외했느냐”고 물으며 “감독에게 좋은 배우만큼 힘이 되는 존재가 없다. 놀라운 앙상블 캐스팅”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유재명이 홀로 긴 대사를 내뱉는 장면이 NG 없이 한 번에 촬영된 사실을 듣고 “와!”라고 감탄했다. 유아인에 대해선 “짧은 머리에 그을린 피부 톤까지 스스로 연출해 냈을 것 같다. 표현력이 풍부한 배우”라고 했다.

홍 감독이 “영화 ‘기생충’에서 물탱크에 통째로 세트를 짓고 촬영한 감독님에 비하면 저는 소소한 수준”이라고 말하자, 봉 감독은 “영화란 게 좋게 말하면 마술이고, 나쁘게 말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며 웃었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봉준호#홍의정#영화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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