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아닌 ‘성별 X’…美국무부, 성소수자 위한 여권 첫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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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28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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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外 10여 개국에서도 발행

미국 국무부가 성별을 여성이나 남성이 아닌 ‘X’로 표시해 처음 발급한 여권의 모습. 데일리메일 캡처
미국 국무부가 성별을 여성이나 남성이 아닌 ‘X’로 표시해 처음 발급한 여권의 모습. 데일리메일 캡처
미국에서 남·녀 성별이 기재되지 않고 ‘성별 X’로 표기된 여권이 처음으로 발급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성별을 여성이나 남성이 아닌 ‘X’로 표시한 여권을 처음으로 발급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성별을 규정하지 않은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공식 신분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이 여권을 처음으로 발급받은 성소수자의 신상은 개인정보 보호로 밝혀지지 않았다.

이전까지 신분증에 표시된 성별을 바꾸려면 의사로부터 ‘전환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했다. 다만 이제부터는 의사 소견 없이 개인이 자신의 성별을 선택해 표시할 수 있다며 내년에는 성별 표기와 관련해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덧붙였다.

제시카 스턴 미 성소수자 인권 외교 특사는 “이번 조치는 이전 ‘남’과 ‘여’ 보다 더 많은 인간의 성 특징이 있다는 현실을 정부 문건에 담은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축하할 만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정부에 ‘성별 X’를 표기한 여권과 신분증을 발급해달라는 성소수자들의 요청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GLAAD의 한 활동가에 따르면 간성, 논바이너리(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이분법에 속하지 않는 사람),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신원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신분증이 없어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지난 6월 30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성소수자를 위한 여권 발급 절차 개정을 발표했었다. 다만 광범위한 시스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며 올 연말까지 적용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달 첫 발급이 시작된 것이다.

이같이 ‘성별 X’가 표기된 여권은 미국 외에도 10여 개국은 이미 여권 성별 표기에 제3의 선택지를 추가해 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독일, 아르헨티나, 인도, 네팔, 파키스탄 등 최소 11개국에서 ‘성별 X’ 여권이 발행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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