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KBL 데뷔 초심 유지하니 500경기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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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경기 연속 출전 KCC 이정현

“(양)동근이 형이 5년 전 했던 플레이 영상을 돌려보고 있어요. 어떻게 동료들을 잘 살리는지 괜히 레전드가 아니더라고요.”

프로농구 KCC의 간판슈터 이정현(34·사진)은 요즘 KBL(한국농구연맹) 레전드 가드인 양동근 현대모비스 코치(40) ‘따라하기’에 푹 빠져 있다. 자신이 주장을 맡았던 지난 시즌에는 우승을 놓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전체 의욕을 살리면서 본인도 팀 기여도를 더 높이는 농구 스타일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양동근의 ‘35세’를 보게 됐다.

최근 경기 용인 KCC체육관에서 만난 이정현은 “형이 지금 내 나이 때 선수마다 포지션 장점을 살려주면서 득점과 수비에 기여하는 영리한 플레이가 지금 보니 더 돋보였다”고 말했다. 변화의 핵심은 효율성이다. 이정현은 “꼭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후배들이 자신 있게 에이스 노릇을 하도록 돕고 내 야투율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KCC는 개막 후 3연패에 빠졌지만 바로 4연승을 거뒀다. 3패에서 만난 15일 SK전에서 25득점을 터뜨린 이정현의 ‘원맨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후 송교창과 정창영이 부상을 당했지만 이정현이 ‘이’와 ‘잇몸’ 역할을 다 해내며 3경기를 내리 더 이겼다. SK전에서 4쿼터 막판 극적인 3점포로 동점을 만들고 수비에서 바로 김선형 슛을 블록해 연장으로 끌고 간 장면, 25일 현대모비스전에서 종료 1.7초 전 89-89 동점을 만든 뒤 상대 패스를 가로채 3점슛을 던진 장면에선 ‘달라진 이정현’이 나왔다. 이정현은 “공격만 하는 선수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수비 집중력을 높여 공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10년 10월 15일 KT&G에서 데뷔한 이정현은 현재 481경기 연속으로 나서며 KBL 최초 500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별한 감흥은 없다. 프로에서 11년간 꾸준히 뛰었다는 자부심이 크다”는 이정현은 KGC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지만 KCC에선 아직 정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KGC 시절이던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4쿼터 종료 5초를 남기고 절묘한 1대1 골밑 돌파로 우승을 결정짓는 ‘위닝샷’을 터뜨리며 KBL 간판스타로 발돋움했다.

“만약 같은 상황이 온다고 했을 땐 (송)교창이가 해결을 하겠죠. 하하. 제게 기회가 주어지면 이번에는 골밑에서 스크린을 받고 외곽으로 나와 3점 뱅크슛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상상만 해도 좋네요.” 이정현은 어느새 3번째 우승 ‘위닝샷’을 그리고 있었다.

용인=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kcc#이정현#양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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