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정현 “‘35살 양동근’ 보며 자극 받아…팀 기여도 높이는 농구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6일 15시 55분


코멘트
최근 용인 KCC체육관에서 만난 이정현(KCC)이 만약을 전제로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클러치 상황에서 본인이 ‘위닝 샷’으로 마무리 짓고 싶은 패턴을 그려보고 있다. 곹밑에서 외곽으로 
스크린을 받아 빠져 나온 뒤 3점 슛을 던져 넣는 상상이다. 용인=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최근 용인 KCC체육관에서 만난 이정현(KCC)이 만약을 전제로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클러치 상황에서 본인이 ‘위닝 샷’으로 마무리 짓고 싶은 패턴을 그려보고 있다. 곹밑에서 외곽으로 스크린을 받아 빠져 나온 뒤 3점 슛을 던져 넣는 상상이다. 용인=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양)동근이 형이 5년 전 했던 플레이 영상을 돌려보고 있어요. 어떻게 동료들을 잘 살리는지 괜히 레전드가 아니더라고요.”

프로농구 KCC의 에이스 이정현(34)은 KBL(한국농구연맹) 레전드 가드인 양동근(40) 현대모비스 코치 ‘따라하기’에 푹 빠져 있다. 자신이 주장을 맡았던 지난 시즌에는 우승을 놓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의욕을 다시 살리고, 자신도 팀 기여도를 더 높이는 농구 스타일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양동근의 ‘35세’를 보게 됐다.

최근 경기 용인 KCC체육관에서 만난 이정현은 “형이 지금 내 나이 때 현대모비스에서 이대성(오리온)을 받쳐주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다. 선수마다 포지션 장점을 살려주면서 득점과 수비에 기여하는 영리한 플레이가 지금 보니 더 돋보였다”고 말했다. 변화의 핵심은 효율성이다. 이정현은 “꼭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후배들이 자신있게 에이스 노릇을 하도록 돕고 내 야투율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KCC는 개막 후 3연패에 빠졌지만 바로 4연승을 거뒀다. 3패에서 만난 15일 SK 전에서 25득점을 고비 때마다 터트린 이정현의 ‘원맨쇼’로 시즌 첫 승을 거두고 연패를 끊었다. 이후 송교창과 정창영이 부상을 당했지만 이정현이 ‘이’와 ‘잇몸’ 역할을 다 해내며 내리 3연승을 달렸다. SK 전에서 4쿼터 막판 극적인 3점포로 동점을 만들고 수비에서 바로 김선형 슛을 블록해 연장으로 끌고 간 것, 25일 현대모비스 전에서 종료 1.7초전 89-89 동점 상황에서 패스를 가로채 3점 슛을 던진 장면 등에서 ‘달라진 이정현’이 나왔다. 이정현은 “공격만 하는 선수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수비 집중력을 높여 공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플레이가 기점이 돼 후배들도 자기 포지션에 완전히 녹아들었으면 한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송)교창이가 3번(스몰포워드)과 4번(파워포워드) 자리에서 고민을 하기에 ‘3.5번으로 생각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이번 시즌에는 전준범이 최적의 3번으로 뛰는 걸 보고 싶다. 장신이면서 잘 달리고 패스도 잘 받고, 슛 거리도 긴 준범이를 내가 상황별 스크린 플레이 공격을 할 때 잘 활용하면 상대가 도움 수비도 쉽게 들어오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할 것 같다. 준범이가 나를 활용해서 여러 공격 옵션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1학년으로 프로에 입단한 신인 김동현에 대해서도 “내가 19살때는 동현이 같은 재능이 없었다. 여러 지도자 분들과 경험에서 얻은 슈터의 ‘DNA’를 잘 전해주겠다”고 했다.

2010년 10월 15일 KGC에서 데뷔한 이정현은 현재 481경기 연속으로 나서며 KBL 최초 500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별한 감흥은 없다. 프로에서 11년간 꾸준히 뛰었다는 자부심이 크다”는 이정현에게 이번 시즌은 의미가 남다르다.

KGC 시절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한 이정현은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4쿼터 종료 5초를 남기고 절묘한 1대1 골밑 돌파로 우승을 결정짓는 ‘위닝샷’을 터트리며 KBL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3번째 우승 ‘위닝 샷’을 그려보지 않을 수 없다.

“KGC에서 우승할 때 (양)희종이 형이 후배들을 받쳐줬던 역할을 제가 해서 우승을 한다면 또 다른 감동을 느낄 것 같아요. 만약 마지막에 결정을 지어줘야 하는 상황이 온다고 하면 교창이가 해결을 하겠죠. 하하. 제게 기회가 주어지면 이번에는 골밑에서 스크린을 받고 외곽으로 나와 1대 1 상황에서 3점 뱅크슛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상상만 해도 들뜨네요”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