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내 집인데…” 열쇠공 불러 헤어진 여성 집 문 연 60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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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인데 열쇠를 잃어버렸어요. 현관문 좀 열어줘요.”

7월 중순 광주 남구의 한 주택 앞에서 A 씨(65)가 열쇠수리공을 불러 이같이 말했다. 열쇠수리공이 잠긴 문을 열어준 뒤 돌아가자 A 씨는 집 내부 곳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A 씨는 시가 9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이 주택은 그가 예전에 만나던 50대 여성 B 씨가 사는 집이었다.

A 씨는 7월 초 B 씨가 결별을 요구하자 강제로 B 씨의 손가락을 꺾어 전치 5주의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경찰은 B 씨의 신고를 받고 A 씨를 추적한 끝에 3개월 만에 검거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5일 주거침입절도 등의 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 A 씨는 돈이 많은 사업가인 것처럼 가장해 B 씨에게 접근했지만 무직에 거의 빈털터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길거리에서 주운 신용카드로 베개와 이불 등 10만 원어치를 구입하기도 했다. A 씨는 경찰에서 “B 씨를 만나면서 사용한 만남 비용을 돌려받지 못해 귀금속을 훔치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데이트 폭력을 휘두른 시점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21일 이전이어서 강화된 처벌 규정을 적용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내 집#열쇠공#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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