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통해 겨루는 세계 무예… 팬데믹 시대 스포츠의 새 장을 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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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온라인세계무예마스터십’ 29일부터 5일간 열려

충북은 20여 년 동안 전통 무예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세계 무예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컨벤션. 충북도 제공
충북은 20여 년 동안 전통 무예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세계 무예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컨벤션. 충북도 제공
전 세계 무예인들이 온라인을 통해 충북 청주에서 만난다. 무예의 발전을 모색하고, 무예산업의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인 ‘2021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컨벤션(28∼30일)과 각자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는 ‘2021온라인세계무예마스터십’(29일∼11월 2일)을 통해서다.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특설무대와 온라인컨벤션관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된다.

● 유네스코가 공식 후원


WMC 컨벤션은 정기총회와 국제학술대회, 국제무예리더스 포럼, 무예산업페어 등의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행사는 유네스코가 공식으로 후원한다.

총회에서는 대한민국과 인도, 노르웨이, 이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모로코 등 7개국이 신청한 국가무예마스터십위원회(NMC) 설립 승인안을 논의한다. 이들 국가의 NMC 설립이 승인되면 전 세계 NMC 운영 국가는 인도네시아와 몽골을 포함해 9개국으로 늘어난다.

온라인 화상중계로 열리는 무예리더스 포럼에서는 스테판 팍스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부회장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코로나19에 따른 무예스포츠계의 변화와 도전, 디지털플랫폼의 중요성 등을 다룰 예정이다. 무예산업페어에는 200여 개의 무예 관련 업체가 참가해 비즈니스 미팅과 비대면 온라인 상담 등을 진행한다. 무예와 메타버스, 무예 건강 강좌, 세계무예산업 허브 코리아 등의 특강도 열린다.

‘새로운 도전, 열린 세상’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과 세계 무예인의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온라인 방식을 채택한 세계 첫 온라인 국제종합무예대회이다. 올림픽 정식 종목인 유도와 태권도를 비롯한 10개 종목에 100여 개국, 3300여 명이 참가해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온라인으로 열리는 경기이다 보니 채점 방식도 눈길을 끈다. 참가 선수들이 각 종목의 품새와 호신술, 약속대련 등의 영상을 촬영하면 심판들이 온라인을 통해 평가해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출전 자격은 만 15세 이상의 유단자 및 선수이다. 정확성과 통일성, 신속성, 연출 표현력 등이 심사 기준이다. 종목은 맨손, 무기, 단체 등이다. 종목마다 5명의 심판들이 매긴 점수 중 최고점과 최저점을 뺀 점수를 합산해 등수를 나눈다.

강성민 WMC 국제협력부장은 “온라인 대회 플랫폼을 만들고 하이브리드 메인스타디움도 설치해 현장감 있는 대회로 치를 것”이라며 “노(No) 비자, 노 여권, 노 항공권, 노 코로나19를 통해 세계 각국 무예 정보를 교류하고 팬데믹 시대에 무예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충북 ‘무예의 고장’으로 자리매김

충북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택견의 중심지이다. 사단법인 한국택견협회 본부가 충주에 있다. 이런 전통 무예 인프라를 바탕으로 충북은 국내외 전통 무예의 세계화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시작은 세계무예마스터십(WM)이다. WM은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지 않은 무술 무예를 모아 치르는 국제종합경기대회이다. 2016년 청주에서 처음 열렸다.

이 대회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1995년 민선 충주시장일 당시 택견의 고장인 충주를 알리기 위해 전통택견대회를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국내 전통무술축제로, 또 세계 전통무술무예축제(현 충주세계무술축제)로 확대됐다. 이것이 다시 발전한 게 WM이다. 첫 대회 당시 WM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도 창립했다.

WMC는 올 3월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내 국제 체육·스포츠 분야 정부간위원회(CIGEPS)의 상임자문기구(PCM)에서 가입 승인을 받았다.

PCM은 유네스코의 스포츠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기술 및 정책 자문을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 세계반도핑기구(WADA),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UNICEF) 등의 국제스포츠기구와 유엔 산하 기구가 PCM에 소속돼 있다. 이 기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유네스코 무대에서 활동하게 된 것이다.

무예 기반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충주시 금릉동 세계무술공원 안에는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가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5736m²)로, 사무국·국제회의장·다목적홀·연구실 등을 갖췄다. 세계 청소년의 신체·정신발달, 전통무예 교류·연구 등을 하고 있다. 2023년에는 세계무술공원에 무예전용 경기장이 들어선다. 무예인 300여만 명과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현재 추진 중인 WMC의 GAISF 회원 가입이 성사되면 앞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 인정단체 승인 추진에도 큰 도움이 돼 명실상부한 국제무예스포츠종합기구로 커나갈 것”이라며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무예산업을 무예마스터십과 연계해 충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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