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노조원 채용땐 불 지르겠다” 민노총 간부에 유죄 선고

광주=이형주 기자 입력 2021-10-25 03:00수정 2021-10-2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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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조합원 독점채용 요구하며
공사현장 방화 위협 등 업무방해
법원 “단결권도 시민 지지 있어야”
간부 3명에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근로자 단결권도 시민의 지지가 있어야 합니다. (노조의 업무방해 행위가) 시민들로부터 어떤 시선을 받을지 반추해 봤으면 합니다.”

광주지법 형사9단독 김두희 판사는 21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건설노조 지부 A 씨(53) 등 간부 4명과 B 씨(45) 등 노조원 2명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판사는 A 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는 등 간부 3명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에게는 벌금 400만∼7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 등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광주·전남지역 아파트, 오피스텔 신축현장 7곳에서 민노총 조합원이 아닌 타 노조 조합원이나 비노조원을 채용할 경우 건설사나 장비대여 업체를 상대로 민노총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며 업무를 방해하고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사무실을 점거하거나 휘발유를 들고 와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합원들을 대거 동원해 공사현장 출입구를 봉쇄하거나 타워크레인 등 필수 장비의 전력을 차단한 뒤 점거했다. 건설사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어 “공사 현장의 법규 위반 사진들을 촬영해 공사를 방해하겠다”며 협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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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공사 현장에서는 채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관할 소방서에 민원을 제기해 현장 점검을 받게 한 뒤 담당 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는 한 번 하면 현장이 끝날 때까지 악랄하게 한다”며 위협했다. 결국 공사 현장 7곳 중 4곳에서 이미 채용했던 기사를 내보내고 민노총 조합원을 채용해야 했다.

A 씨 등은 해당 업체들 측에 단체협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한 것일 뿐 협박 강요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장비임대 업체 등과 맺은 단체협약은 다른 노조 기사를 채용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성별, 연령 등으로 채용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균등한 취업 기회 제한은 노동법에 규정하는 부당행위”라며 “설사 노조원들을 위한 조치였다고 하더라도 고용시장 공정 경쟁 질서를 위협하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민노총 간부#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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