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 전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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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인터뷰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맨 가운데)은 사무총장 대행 등 재단 근무 경력이 많아 업무에 밝다는 평가다. 사진은 2017년 기초연구본부장 시절 ‘기초공감 블로그 기자단 발대식’ 모습. 한국연구재단 제공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맨 가운데)은 사무총장 대행 등 재단 근무 경력이 많아 업무에 밝다는 평가다. 사진은 2017년 기초연구본부장 시절 ‘기초공감 블로그 기자단 발대식’ 모습. 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연구재단은 전 학문 분야를 아우르는 국가 기초연구 지원 시스템의 효율화와 선진화를 목적으로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회재단이 하나로 통합돼 2009년 6월 새롭게 출범한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학술·연구개발과 관련해 인력 양성과 활용, 국제협력 촉진, 사업 수행에 필요한 자료 및 정보의 조사·수집·분석·평가·관리·활용과 정책개발, 관련 기관·단체의 연구·운영, 국내외 학술 및 연구개발 관련 기관·단체 간의 교류협력 등을 지원 해오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2006년부터 교육부와 함께 인문주간을 주최하고 있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은 인문주간 행사에는 전국 33개 기관에서 강연, 토론, 체험, 전시, 공연 등 230여 개의 다양한 인문학 행사를 갖는다.

9월 취임한 제7대 이광복 이사장(63·사진)에게 올해 인문주간의 의미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인문학의 역할, 재단 발전을 위한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주제가 ‘코로나 시대, 인문학의 길―일상의 회복’인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국민은 사회적 거리 두기, 심리적 불안과 공포, 사람에 대한 불신과 같은 미증유의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 주제는 인문주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을 이해, 공감하기 위해 인문학적 성찰의 시간을 경험하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인문학이 백신의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일상의 회복을 위해 고난을 함께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 시대를 같이 준비하자는 의도를 담고 있어요.”

―인류가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인문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코로나 확진자에게 가장 시급한 건 과학기술적 의료기술의 치료와 백신일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상 회복을 위한 심리적 치료와 심리적 백신이 더 절실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인문학은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학문입니다. 인간, 자연, 과학과 함께 삶의 학문으로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회 구성원들의 삶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며, 공동체 속에서 시민의식과 연대의식을 고양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인문학이야말로 지치고 힘든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안부를 전하고, 감정의 정화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문학은 이미 인간과 사회의 가치와 책임의 문제에 천착해 새로운 길을 찾도록 하는 백신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재단의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세계적인 대변혁기를 맞아 한국이 ‘추격 국가’에서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시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연구기관을 맡게 돼 영광이지만 막중한 책임감도 느낍니다. 재단은 앞으로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대변혁 준비의 지혜를 모으는 지식 플랫폼이 되어 우리나라 의학술, 연구 생태계가 나아갈 방향을 선도해 나가고자 합니다. 지식의 지평을 넓히고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합니다. 창의적, 도전적, 안정적인 기초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연구자 주도의 학문 분야별 지원 체계를 정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전략기술과 미래 신산업 분야의 국책 연구 지원을 통해 한국의 성장동력도 발굴하겠습니다. 인문사회 분야 학술연구를 위한 안정적 지원과 학문 후속 세대 양성을 통해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분야의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할 것입니다.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견인할 미래 인재 양성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인문주간이 끝난 뒤 11월 25, 26일에는 ‘한중 인문학포럼’이 열리는군요.

“한중 인문학포럼은 양국의 저명한 인문학자들이 현대사회의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구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학술행사죠. 2014년 ‘한중 교류의 인문학적 조망’을 주제로 포럼 을 개최해 인문학 교류의 활성화와 정기적 포럼 개최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고, 2015년 ‘한중 인문 교류와 문화 정체성’을 주제로 제1회 한중 인문학포럼이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양국이 해마다 번갈아 개최하고 있고 올해로 7회째입니다. 양국은 인문 교류 강화를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인문학 전반에 걸쳐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과 중국의 연구기관과 대학 학자들이 대거 참석해 양국 간 인문교류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동아시아 인문 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사회의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함께 모색합니다. 한국연구재단과 중국사회과학원(CASS)이 주관합니다. 한중의 학술 향연에 여러 연구자의 참여와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인문학에게 길을 묻다#인문주간#인문학행사#학술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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