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석탄-소고기… 온실가스 주범이라 말아 달라”… 자국 이익에 흔들리는 ‘유엔 기후회담’

임보미 기자 입력 2021-10-22 03:00수정 2021-10-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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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글래스고서 당사국 총회 개막, 각 정부-기업-이익집단 압력 봇물
케리 “탄소배출 합의 어려울 수도”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 정책 결정에 근거 자료로 쓰이는 유엔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 보고서’를 자국에 유리한 내용으로 채우기 위해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영국 BBC는 주요국 정부, 기업, 이익집단이 유엔 측에 제출한 의견서 3만2000건을 분석한 결과 각국이 화석연료 사용 및 육식 줄이기, 저개발국에 대한 친환경 기술 재정 지원 등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한 분야에서 저마다 자국의 입장만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탈(脫)탄소 노력의 핵심은 화석연료를 적극 줄이고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란 보고서 결론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주장했다. ‘전방위적으로 긴급하고 빠른 경감 대책이 필요하다’는 문구 또한 빼달라고 요구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 역시 ‘석탄발전소 폐쇄가 필요하다’는 내용에 반대했다.

대표적인 부유국인 스위스 또한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부자 나라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문구에서 ‘부자 나라’를 ‘여력이 되는 모든 국가들’로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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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주요 수출국인 중남미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채식 위주의 식단은 평균적인 서구 식단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이 약 50%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원자력 의존 비율이 높은 동유럽 국가들은 보고서가 원자력의 긍정적인 면을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감안할 때 31일부터 2주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각국이 의미 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특사 역시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COP26에서 국제사회가 기후 변화에 따른 재앙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수준의 탄소배출 저감안을 도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유엔 기후회담#온실가스 주범#기후변화 대응정책#자국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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