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와 물밑 대화… 南엔 선제타격용 ‘하이브리드 SLBM’ 위협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신규진 기자 , 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입력 2021-10-21 03:00수정 2021-10-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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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해상판 이스칸데르’ 발사 공개
수중 발사-변칙 기동 ‘신종무기’
5년전 북극성1호는 앞바다서 쏴… 이번엔 실기동 잠수함 ‘실전발사’
美, 北규탄하면서도 ‘직접접촉’ 밝혀… 北대표부 통해 구체적 제안 가능성
북한이 20일 공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모습.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수중발사형으로 개량한 것으로 노동신문은 전날 8·24영웅함에서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에 이어 ‘해상판 이스칸데르’의 시험발사에도 성공하면서 대남 핵기습 타격 위협이 급속히 고도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고도 풀업(pull-up·급상승) 기동으로 탐지 및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의 장점에 ‘수중 발사’라는 은닉성까지 갖춘 신종 무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고 규탄하면서도 “북한과 직접 접촉을 했다”고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 간 물밑에서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해상판 이스칸데르’ 첫 시험발사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측면 기동 및 활공 도약 기동을 비롯한 많이 진화된 조종유도기술이 도입된 새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측면 기동 및 활공 도약’은 발사 직후 수평비행을 하다가 낙하 단계에서 급상승하는 KN-23의 전형적인 비행 패턴이다. 이를 SLBM에 적용해 탐지 요격이 한층 힘든 신형 기종을 처음 시험발사한 것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발사 사진의 신형 SLBM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참관한 국방발전전람회(자위-2021)에서 처음 공개된 ‘소형 SLBM’과 하단의 날개 부분을 제외하고 외형이 거의 똑같다. 북극성-1·3형보다 덩치가 작고, 탄두 모양도 북극성 계열의 SLBM처럼 뭉툭하지 않고, KN-23처럼 뾰족한 형태로 파악됐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탄두부를 뾰족하게 만들면 연료와 탄두 적재 공간이 줄어들지만 풀업기동 같은 요격 회피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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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보유한 SLBM은 적국이 핵 선제공격을 할 경우 ‘제2격(Second strike·핵보복)’에 사용된다. 북한이 2016년 8월과 2019년 10월에 각각 발사한 북극성-1형과 3형도 고각(高角) 발사를 통해 최대 1300∼2000km의 사거리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번에 쏜 신형 SLBM은 약 60km의 정점고도로 590여 km를 날아가는 데 그쳤다. 군 소식통은 “유사시 한미 요격망을 뚫고 오로지 한국에 전술핵을 투하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SLBM’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SLBM처럼 핵선제공격에 대응한 ‘제2격’이 아닌 선제 핵타격용 무기로 개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번 발사가 ‘8·24 영웅함’에서 5년 만에 이뤄졌다고 밝힌 것도 주목된다. 2016년 8월 24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포 앞바다에서 ‘북극성-1형’을 시험발사한 신포급(고래급·2000t) 잠수함에서 또다시 신형 SLBM 발사가 성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 속 발사관으로 개조한 잠수함의 함교에는 ‘824’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도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2016년 북극성-1형은 신포급 잠수함이 항 인근 앞바다에서 정지된 채 쐈지만 이번 신형 SLBM은 더 먼 해상으로 나가 실기동 중에 발사한 점에서 첫 실전적 발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 “북-미 뭍밑 대화 오가고 있는 듯”
북한의 SLBM 발사에도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19일(현지 시간) 열린 한미 친선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 연설에서 “미국이 북한에 직접 접촉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전제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 스웨덴 같은 제3국을 통하지 않고 뉴욕의 북한 대표부를 대화 통로로 이용하는 ‘뉴욕 채널’로 북한에 직접 구체적인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의 접촉에 호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 소식통은 “모든 관심사안에 대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대북제재 해제나 만남의 시기와 장소 등 세부 내용이 포함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백악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자 역내 위협임을 규탄했다. 미국 국무부도 이날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SLBM 발사를 “도발(provocation)”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민준 인턴기자 고려대 한국사학과 4학년
#북한#해상판 이스칸데르#slbm#새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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