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종전선언 문안 협의…美 공식입장 표명·北 호응 관건

뉴스1 입력 2021-10-20 15:18수정 2021-10-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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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의 북핵수석대표들이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북핵 관여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뉴스1
한미간 ‘남북미 도는 남북미중 종전선언’과 관련한 문안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한국 정부가 이해를 구하는 노력을 많이 해서 지금 한미 간에는 종전선언과 관련된 문안 작성 협의까지 지금 하고 있다는 전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것이 성사되도록 더욱 노력을 해야 될 것”이라며 “물론 종전선언만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지만 하나의 시발점, 첫걸음 또는 하나의 모멘텀,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는 종전선언에 담길 문구와 그에 따라 파생될 주장들에 대한 세밀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종전선언 이후 기대하지 않았던 효과들이 나타나는 것을 최대한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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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내부 검토가 끝나기 전까진 미 행정부가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도 종전선언 문안 협의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뉴스1 © News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 출석,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종전선언 문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사실인가’라고 묻자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는데 심도 있는 협의를 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앞서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 13일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종전선언이 부작용과 안보위기, 후폭풍이 없는 가운데 합의되길 원하는 게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이후 각급 협의가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가시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나 대북 관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무부에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뒤 청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10.19/뉴스1 © News1
앞서 노 본부장은 전날(18일) 김 대표와 별도로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과 종전선언을 포함한 신뢰구축 조치 등 대북 관여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한미 협의 직후 브리핑을 갖고 “한국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면서 이번 주말 서울을 방문해 “계속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하기 전인 지난 8월 노 본부장과 김 대표가 만났을 당시 이뤄진 브리핑은 한국 특파원들만 참여한 상태에서 진행됐지만, 이번 브리핑은 로이터 등 외신들까지 대대적으로 참여한 가운데 김 대표가 ‘종전선언’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이는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이후 한미 외교장관 및 안보실장, 북핵수석대표간 협의가 잇따라 열리면서 우리측 종전선언 구상에 대한 미측의 이해가 깊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이후 지난 9월말 노 본부장과 김 대표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협의를 가졌고,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정의용 외교부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회담, 지난 1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NSC 국가안보보좌관간 협의, 18일 노 본부장과 김 대표간 협의가 연이어 이뤄졌다.

노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그간 일련의 협의를 통해 우리의 종전선언 구상에 대한 미측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양측은 앞으로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난 12일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 측 입장에 대한 (미측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한미는 종전선언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계기로써 상당히 유용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이른바 종전선언이 궁극적인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입구’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 정부는 그간 미측에 종전선언이 북미간 신뢰 구축 조치로써 상당히 의미가 있으며, 미측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고 있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득해 왔다.

그간 ‘종전선언’에 신중하던 미 행정부가 공개적으로 ‘종전선언’을 언급하면서 미 행정부가 종전선언에 대해 좀 더 진전된 입장을 보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종전선언의 핵심 당사자인 북한이 한미가 검토하는 종전선언에 호응할지가 관건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9월24일 담화를 통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추진’ 제안에 대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지만, 김 총비서는 종전선언에 앞서 미측의 불공정한 이중적 태도 및 적대시 정책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상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 달라는 (북한의) 주장은 굉장히 오래전에서부터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신뢰 구축 조치의 하나로써, (북한에 대한) 적대 의사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생각을 갖고 이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에선 대북 인도적 협력이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미는 보건·방역·식수·위생 등의 분야에서 인도적 협력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고위당국자는 “인도적 협력 사업은 북한의 동의가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이것을 추진하는 것이 과연 상황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냐에 대해선 좀 더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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