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권리” vs “불편” 비정규직 파업, 학생들 생각은

뉴시스 입력 2021-10-20 14:38수정 2021-10-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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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해 파업하는건데 응원해 드려야죠. 한끼쯤이야 도시락으로 떼울 수 있어요.”

“엄마가 새벽부터 일어나 도시락 싼다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요.”

민주노총 총파업일인 20일 정오 울산 제일중학교 급식실에서 만난 3학년 학생들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3학년1반 이명훈(15)군은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남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얘기”라며 “급식종사자, 돌봄강사들이 누군가의 엄마이고, 이모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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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학생은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라고 배웠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이 없어져야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불편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상당수다.

3학년7반 허준(15)군은 “바쁜 어머니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주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며 “급식 아주머니 입장도 이해하지만 공부하는 학생들, 맞벌이하는 부모님의 입장도 고려해 줬으면 한다”고 했다.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왔다는 3학년5반 지준희(15)군도 “부모님이 밤늦게까지 일해서 아침 일찍 도시락을 싸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어머니에게 부담 주고 싶지 않아 그냥 왔다. 급식을 못하니 영 불편하다”고 했다.

제일중학교 관계자는 “급식대란이라고 할 만한 혼란은 전혀 없고, 오히려 아이들이 소풍 온 것처럼 색다른 기분을 느끼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 참가한 학교는 275개교 가운데 202개교다. 급식이 중단된 단설유치원·초·중·고·특수학교는 총 104개교다.

급식 중단에 따른 조치는 개인도시락 지참 58개교, 단축수업 44개교, 간편식 제공 1개교 등이다.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학교측은 빵과 우유 등 대체급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파업 참가 규모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조합원 총원 4486명 가운데 1224명(36%)이다. 조리사 593명, 돌봄전담사 180명, 특수교육 107명, 교육업무실무사 71명, 운동부지도자 58명, 영양사 43명, 청소원 23명 등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우려했던 급식, 돌봄 대란은 사전 고지, 대체인력 투입 등으로 피했다”며 “파업이 끝나면 이른 시일 내 집단임금교섭과 단체교섭을 재개해 노조와 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울산지부는 이날 오전부터 시교육청 16군데로 분산 집결해 총파업 집회를 했다. 이후 시교육청에서 태화강둔치로 이동한 뒤 울산시청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총파업 행사에 참가했다. 학비연대는 공공운수노동조합 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해 뭉친 단체다.

이번 파업은 지난 14일 학비연대와 교육부·교육청과 막판 임금교섭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학비연대 측은 ▲전 직종 기본급 9% 이상 인상 ▲근속수당 5만원 인상 및 근속수당 상한 폐지 ▲명절휴가비와 정기상여금 등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인 교육당국은 ▲기본급 약 2만5000원 인상 ▲근속수당 1000원 인상 ▲맞춤형 복지비 5만원 인상안을 고수해 평행선을 달렸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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