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멋대로 결혼해”… 딸 집에 불 질러 7명 살인 한 파키스탄 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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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18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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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살인 반대 시위하는 파키스탄 여성
명예살인 반대 시위하는 파키스탄 여성
파키스탄의 한 남성이 자신이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딸의 집에 불을 질러 일가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만주르 후세인은 파키스탄 펀자브주 무자파가르에 있는 딸, 파우지아 비비와 쿠르시드 마이 자매가 살고 있는 집에 불을 질렀다.

후세인의 방화로 두 자매와 마이의 남편 그리고 2세, 6세, 13세의 자녀와 생후 4개월 된 비비의 아들이 사망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사망한 비비는 약 18개월 전 메부브 아마드라는 남성과 연애 끝에 결혼했으나 이는 아버지인 후세인의 뜻에 반하는 결혼이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 사건은 연애 결혼을 둘러싸고 두 가족이 다툼을 벌인 결과다”라고 설명하며 현재 딸의 집에 불을 지른 후세인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중매 결혼의 풍습이 남아있는 보수적인 분위기의 파키스탄 사회에서 연애 결혼은 금기시되고 있으며 이를 어긴 여성들은 ‘가족의 명예를 지킨다’는 명분 아래 가족과 친척들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다.

파키스탄 인권단체에 따르면 매년 1000명이 넘는 여성들이 부모의 허락 없이 결혼하거나, 부적절한 의상 착용 등의 이유로 돌에 맞거나 구타를 당해 ‘명예살인’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파키스탄 의회에서는 2016년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 시켜 ‘명예살인’을 저지르면 2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도록 했지만, 파키스탄 내 ‘명예살인’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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