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찢어진 뱅크시 그림 301억원에 낙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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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과 소녀’ 3년만에 가격 18배↑
2018년 16억 낙찰 직후 ‘자체 파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4일(현지 시간) 1850만 파운드에 낙찰된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 런던=AP 뉴시스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4일(현지 시간) 1850만 파운드에 낙찰된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 런던=AP 뉴시스
경매에서 낙찰된 직후 저절로 파쇄돼 화제가 됐던 영국의 ‘얼굴 없는 화가’ 뱅크시의 작품 ‘풍선과 소녀’가 3년 만에 다시 경매에 나와 기존 가격보다 18배 높은 301억 원에 낙찰됐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나온 이 작품은 9명이 경매에 참가해 1850만 파운드(약 301억 원)에 낙찰돼 경매에서 팔린 뱅크시 작품 중 최고가(價)를 기록했다. 낙찰자는 아시아의 개인 수집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2018년 10월 경매에서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에 낙찰된 직후 경매사가 망치를 내리치자마자 액자 안에 있던 캔버스가 밑으로 흘러내리면서 절반이 가늘고 긴 조각들로 찢어졌다. 이는 뱅크시가 직접 꾸민 일이었다. 그는 그림을 팔기 전에 액자 내부에 파쇄기를 설치한 뒤 경매 현장에 잠입해 리모컨으로 파쇄기를 원격 작동시켰다. 이 과정을 촬영한 영상이 뱅크시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뱅크시는 영상에서 “파괴의 충동은 곧 창조의 충동”이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는 이 작품의 새 제목을 ‘사랑을 쓰레기통에’라고 붙였다.

2018년 경매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이 작품은 더 유명해졌다. 이번 소더비 경매에서 경매사는 “망치를 내려치기가 겁이 난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얼굴이나 신분을 공개하지 않은 뱅크시는 남들이 안 볼 때 전 세계 도시의 거리와 벽에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그림과 그라피티(낙서 형식의 거리예술)를 남겨 유명해졌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뱅크시 그림#301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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