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직원 구하지 못할까 걱정’…분식집 사장님의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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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15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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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체계전환 전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 결과 발표를 앞둔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0.12/뉴스1 © News1
‘위드 코로나’ 체계전환 전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 결과 발표를 앞둔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0.12/뉴스1 © News1
‘위드 코로나’ 체계전환 전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 결과 발표를 앞둔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0.12/뉴스1 © News1
‘위드 코로나’ 체계전환 전 마지막 거리두기 조정 결과 발표를 앞둔 12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어느정도 활기를 되찾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10.12/뉴스1 © News1
[편집자주]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공존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역체계가 확진자 차단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걸 막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규제 일변도였다면, 위드 코로나는 조인 건 풀고 막힌 건 뚫어줌으로써 코로나19 이전(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의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있기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돼 있는 걸까. 뉴스1이 미리 점검해 봤다.

서울 성수동의 한 맥주집, 이곳에 오랜만에 ‘직원 채용 공고’가 붙었다.

이 가게의 사장 아들 고모씨(26)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될 것이라고 몇달째 기대감에 부풀며 직원을 채용하려 했으나, 거듭된 확산 유행에 기존 직원들의 근무 일수도 3일에서 2일로 줄였다고 했다. 고씨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완화되고 영업시간이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오히려 2주 안에 직원을 구하지 못할까 은근히 걱정된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수제버거 집을 운영하는 A씨도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배달을 줄이고 홀 손님을 더 받기 위한 작업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주문 비율이 늘었으나 수수료·배달비 등을 내가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배달플랫폼이 종속됐었는데,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A씨는 “작은 가게 운영하는 입장에서 시간적·자금적으로 단번에 크게 변화하기는 어렵겠으나, 배달에 쓰이는 광고비를 홀매장으로 오게끔 하는 상황을 맞아보려 한다”고 했다.

코로나19를 통제 가능한 감염병으로 관리하고 국민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 시대로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13일 출범한 민관합동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는 각계 의견을 담아 일상회복 정책을 확정해 이달 안에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접종자나 확진 후 완치자 등 감염 우려가 크지 않은 사람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백신 패스 도입’ 등 구체적 내용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1월초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하겠다고 이미 밝힌 가운데 일상회복 전환의 전제가 된 전 국민 70% 백신 접종완료도 조기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위드 코로나 시행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위드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의 기본 조건으로 성인 80%, 고령층 90% 이상 등 전국민 70%의 예방접종 완료를 내세웠다. 접종률뿐 아니라 확산세와 중증화율, 치명률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중이라는 입장이다.

자영업자들은 단기간 급격한 변화에 위드 코로나 초기 확진자 폭증을 우려하면서도 코로나 이전의 매출을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접종률이 올라가며 배달보다 홀 손님이 늘어나는 것이 점점 체감되는 상황에, ‘위드 코로나’까지 합세하면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말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4·여)는 “최근 들어 저녁에 반주를 걸치는 손님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며 “위드 코로나 시대가 접어들어도 술집이나 유명한 집 위주로 매출이 회복되기 시작할 텐데, 술집이 아님에도 밥 외에도 술도 함께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건 좋은 징조라고 본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이모씨(33·여)는 “매출도 5분의 1 토막 나고 직원들도 내보냈는데, 하루아침에 위드 코로나 얘기를 하는 거 보면 솔직히 화도 난다”라면서도 “혼란이 있겠지만 인원·영업시간 제한을 풀고,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져야 했던 자영업자들의 고통도 정부가 함께 지며 점진적이라도 매출이 회복되길 바란다”고 했다.

서울 성수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씨(38·남)는 위드 코로나 방침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지적하면서도 “기대는 된다”고 했다. 직원들의 인건비를 감수하며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그는 “위드 코로나 초반 확진자가 더 나올 수 있지만 익숙해져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래도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서 방문한다면 저희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세게 밟던 브레이크 풀겠다는 것…방역 인력 증원 필수적”

전문가들은 그간 확산세를 억제해 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될시 단기간 확산세는 불가피하다고 보면서, 점진적인 위드 코로나 도입과 방역 인력 증원은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를) 자동차로 비유하면 우리가 가진 브레이크는 사회적 거리두기, 역학 조사·접촉자 관리, 개인의 방역 지침 준수 등 총 3가지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브레이크를 지금껏 세게 밟아 왔지만 이걸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개인의 방역 지침 준수를 그대로 가져가는 동시에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를 위한 브레이크를 조이기 위해 인력 증원은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손실이 20조~30조로 커지는 동안, 방역을 위한 인력을 늘리지 않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라며 “코로나가 언제 잦아들지 못하는 것도 그렇지만, 또 다른 감염병을 대비해서라도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어느날 갑자기 위드 코로나로 들어갈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수정하면서 4단계에서 1단계까지의 점진적 위드 코로나 도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정부 방역체계 안에서의 확진자 조기 발견율이 저조해지고 있는데, 밀접접촉자 관리를 위한 인력 증원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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