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1100억 배임, 유동규 ‘윗선’ 김만배 ‘그분’ 실체 규명이 관건

입력 2021-10-15 00:00업데이트 2021-10-15 08:44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등검찰청, 수원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에 대한 2021년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게 적용한 배임 혐의 액수는 1100억 원대에 이른다. 유 씨는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할 때 민간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실무진 검토 의견을 묵살하고 이 조항을 삭제했다. 그 결과 공사는 지분 50%+1주에 해당하는 몫을 챙기지 못해 1163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김 씨는 그런 유 씨에게 개발 이익 25%(700억 원)를 주기로 약속했다고 영장에 적시됐다. 일단 피의자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김 씨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지만 ‘윗선’ 의혹은 남아 있다.

대장동 개발의 인허가권을 쥐고 민관 합동의 준공영 방식으로 추진키로 결정한 주체는 성남시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이를 실행한 기관이다. 유 씨는 그 기관의 실권자였지만 독단적으로 1조5000억 원 규모의 개발 사업을 자기 멋대로 주무를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다. 공사의 정관에는 민간 사업자 선정 및 수익 배분 설계 등 중요 사안은 성남시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성남시에 각종 보고와 지시사항 등이 문서나 메모, 전자결재 형태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그럼에도 대장동 수사에 착수한 지 20일이 되도록 성남시청에 대한 압수수색조차 않고 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어제 국감에서 “이 지사가 수사 대상이냐”는 질문에 “수사 범주에는 다 들어가 있다”고 했다. 또 “특정인의 소환조사나 특정 장소의 압수수색 등 다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최종 책임자를 규명해야 한다.

검찰 수사가 늦어지는 사이 ‘그분’ 발언을 놓고 오락가락하던 김 씨는 “‘그분’은 전혀 없고, 그런 말을 한 기억도 없다”고 녹취록 자체를 완전히 부인하고 나섰다. 배임의 전모를 밝히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책임을 져야 할 ‘윗선’이 있는지 여부와 함께 김 씨의 ‘그분’이 누구인지도 명백히 밝히지 않으면 안 된다. ‘윗선’과 ‘그분’ 실체 규명 없이 대장동 사건은 끝나지 않는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