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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정신머리” “버르장머리” 최소한의 품격도 외면한 野경선

입력 2021-10-15 00:00업데이트 2021-10-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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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3일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열린 제주 합동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유승민, 홍준표, 윤석열 후보. 제주=뉴스1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막말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그제 자신을 겨냥한 당내 후보들의 공세와 관련해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홍준표 후보는 “못된 버르장머리 고치지 않고는 앞으로 정치 계속하기 어렵겠다”고 했고, 유승민 후보도 “문재인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한 덕분에 벼락출세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나”라고 비판했다.

다른 후보들이 윤 후보를 공격하는 주된 소재는 ‘고발 사주’ 의혹과 손바닥에 왕(王) 자를 적은 것에서 비롯된 주술 논란이다. 주술 논란은 윤 후보 본인이 자초한 것이고, 고발 사주 의혹 역시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시절 벌어진 일인 만큼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이 문제를 거론한다고 해서 윤 후보가 자신이 속한 정당을 없애야 한다고 말한 것은 도를 넘었다. 정당의 주체는 몇몇 정치인이 아니라 당원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조차 망각한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윤 후보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 “손발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주택청약 통장을 모르면 거의 치매 환자” 등 발언으로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11일에는 주로 일본 조직폭력단원들이 세력권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나와바리”라는 용어를 기자간담회라는 공식석상에서 썼다. 윤 후보는 정치인의 말은 자신의 품격을 보여주는 거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윤 후보는 다른 후보 탓을 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대선 주자에게 걸맞은 정책과 언어를 보여줘야 한다. 홍 후보와 유 후보 역시 윤 후보를 같은 당의 동료로 인정한다면 “보수 궤멸의 선봉장”(홍 후보), “스파이 노릇”(유 후보) 등의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삼가고 절제된 표현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눈에 국민의힘 후보들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데 혈안이 된 것으로 비친다면 본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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