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하면 묫자리도 드려요”… 대학들 발전기금 유치 안간힘

조유라 기자 입력 2021-10-14 03:00수정 2021-10-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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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 ‘공로자묘역’ 조성
1억이상 기부자에 묘역제공 혜택… 他대학들도 등록금 동결속 재정난
“코로나로 대규모 모금행사 불가능… 소수의 고액 기부 유치에 집중”
대구가톨릭대가 1억 원 이상 학교발전기금을 기부한 사람을 위한 ‘예우 묘역(墓域)’을 운영하기로 했다. 국내 대학이 기부자 묘역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경산시의 대구가톨릭대는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경북 군위군 가톨릭 군위묘역에 500여 기 규모의 ‘DCU 공로자 묘역’을 만든다고 13일 밝혔다. 1억 원 이상 발전기금을 기탁한 기부자면 사후 이곳에 안치될 수 있다. 1억5000만 원 이상 기부하면 배우자에게도 묘지를 제공한다. 1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대구가톨릭대는 고액 기부자 가운데 고령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묘역 제공 혜택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학은 기부 금액이 5억 원 이상이면 기부자 또는 기부자의 배우자 사망 시 학교장 장례미사를 봉헌한다. 기부 금액 5000만 원 이상인 기부자의 경우 매년 기일에 추모 미사를 시행하는 혜택도 새로 만들었다.

이처럼 요즘 대학들은 발전기금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사실상 13년 연속 등록금이 동결된 게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재학생 충원율까지 줄고 있다. 전체 대학 예산에서 발전기금의 비중은 2∼3% 수준이지만 시설비, 연구비 등 학교가 필요한 곳에 충분히 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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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총장이 기부자를 직접 찾아가는 모습도 드물지 않다. 지난해 취임한 한균태 경희대 총장은 직접 명단을 들고 전국 곳곳의 동문을 찾아가고 있다. 사업체나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동문들을 찾아 학교 비전을 직접 설명한다. 올해에만 부산, 경남 진해, 제주 등에서 6회가량 진행했다. 발전기금에 대학의 특성을 반영한 이름을 붙여 동문의 이목을 끌기도 한다. 중앙대는 응원 구호인 ‘후라C’를 따 만든 ‘후라C 장학기금’, 1937년 중앙대 최초의 건물 건립을 위해 3만7000달러를 기부한 애니 파이퍼 여사의 이름을 딴 ‘파이퍼 시설기금’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규모 동문 행사가 불가능해졌다”며 “많은 대학이 다수의 소액 기부금 대신 소수의 고액 기부금 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기부#묫자리#발전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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