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방문 앞둔 콜롬비아에서도 ‘아바나 증후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3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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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 뉴시스
사진 AP 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다음 주 콜롬비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뇌 손상을 입는 이른바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바나 증후군이란 미국의 해외 대사관 직원들이 현기증과 메스꺼움, 편두통, 기억력 감퇴를 호소하는 증상을 일컫는 말이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보고타에 있는 주콜롬비아 미국대사관에서 최근 2~5명이 아바나 증후군 증세를 호소하면서 대사관 측이 조사에 나섰다. 이 증상을 겪은 직원 중 한 명은 치료를 위해 콜롬비아에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미국대사는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객관적이고도 민감하게 이번 사건을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 수도인 아바나의 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처음 이 증상을 겪은 뒤 붙은 이름이다. 이후 중국과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이런 증세를 경험한 미국 정부 직원은 200명에 달한다.

8월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앞두고 현지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아바나 증후군을 겪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 번스 국장도 지난달 인도 방문 때 증세를 보고하고 치료를 받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6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주도로 정보기관과 국무부, 국방부가 아바나 증후군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서 발생한 의문의 질환이 미국 외교관을 겨냥한 의도적인 극초단파 공격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에서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했다. 당시 쿠바 혹은 러시아 정부가 이 공격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러시아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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